최근에 여러 곳에서 제로웨이스트 매장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얼마 전 여성 창업자가 문을 연 포항 북구 대신동의 ‘어스 시즌(EARTH SEASON)’을 반가운 마음으로 찾았다. 조용한 주택가에 자리를 잡은 매장은 아담했다. 입구에는 ‘제로웨이스트’를 알려주는 입 간판이 세워져 있다. ‘노(NO) 플라스틱’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매장 안으로 들어가니 문에도 일반쓰레기와 재활용 쓰레기를 구분하는 안내 용지가 붙어 있다. 진열장에는 생활 속 필수품들이 놓여있어 친숙했다. 주방용품부터 시작해서 욕실용품, 식기구 등 다양한 물건들이 가득했다.
자세히 살펴보니 제품 대부분이 별도 용기가 필요로 하지 않는 ‘바(bar)’ 형태다. 주방세제, 수세미, 치약까지 고체 형태로 재활용이 어려운 포장재들이 애초에 불필요했다. 또 대나무 칫솔, 삼베 수세미, 여러 종류의 비누, 한삼 모시 빗자루, 손수건, 지역작가의 도자기 작품까지 환경을 생각하는 제품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어스 시즌’에 갈 때는 빈 용기도 챙기면 좋다. 리필스테이션에서 주방세제와 세탁세제도 원하는 만큼 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구매하는 방법은 빈 용기에 담긴 무게만큼 재고 계산하면 된다.
매장 안에서는 빈 유리 용기와 종이팩과 멸균 팩, 아이스팩 등 재활용 물품도 받는다.
주로 이용하는 고객들은 SNS로 소통하는 주부들이다. 주부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세제 리필이다. 주방용품과 욕실용품은 선물로도 나간다. 개인적으로는 고체 치약도 청량감이 느껴져 좋았다.
김경화 사장은 “아직 인식과 홍보가 부족하고 제로 웨이스트매장도 많이 생겨 이런 활동들을 공유하고 함께해야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른 지역 환경 관련 단체와도 서로 교류도 하는 김 사장에게서 환경에 관한 여러 가지 활동도 제안받았다.
‘어스시즌’을 나오며 앞으로 완벽하게 제로웨이스트, 플라스틱 제로를 실천하는 건 어렵다고 하더라도 한 사람이 하나씩은 실천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시작하면 쓰레기가 하나 줄어든다. 우리가 모두 함께하면 그만큼 효과가 커진다. 탄소중립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도 ‘필(必) 환경’ 시대에 제로웨이스트는 필수다.
/허명화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