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장이 서는 날 흥해시장을 돌아보았다. 시장은 과일, 떡집, 야채 가게, 정육점, 건어물, 수산물, 잡곡류, 버섯, 약재, 옛날 과자를 비롯한 각종 먹거리들, 그리고 길가에 즐비한 노점 등 명절 장보기를 나선 손님들로 북적거렸다. 또 매대에 가득 올려놓은 한과와 강정을 보니 명절 기분이 절로 났다. 수산물 파는 곳에서는 제수용 선어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떡집은 떡국 떡을 내보이며 주문도 받는 모습이다.
흥해시장은 포항 북구 흥해읍을 대표하는 전통시장으로 환승센터가 있는 쪽이 시장 초입이다. 새롭게 선진화된 시장으로 거듭나기 위해 공사 중이지만 매달 끝자리가 2, 7이 있는 날에 오일장이 서고 4, 9가 있는 날은 샛장이 선다. 고물가 시대라 명절을 앞두고 장보기가 겁나지만 물건도 신선하고 가격이 저렴하여 인기 있는 재래시장으로 손꼽힌다.
직접 구매해 본 대파 한 묶음이 이천 원이었고 표고버섯은 덤으로 얹어주어 사람 냄새가 폴폴났다. 인기 있는 국산 두부도 오전에 벌써 매진이다. 시장 안쪽에 입소문이 난 칼국수와 추어탕을 비롯한 음식들은 시장을 가면 꼭 먹어봐야 하는 재미다.
양덕에 거주하는 40대 주부 박모 씨도 “양덕에서 가까운 전통시장이라 구경하는 재미가 있어서 장날이면 나들이 겸 자주 찾는 곳”이라고 했다.
물가가 많이 올라 일반 마트에서 장을 보러 가면 일반 생필품에 고기 정도만 구입해도 10만원이 훌쩍 넘는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런 고물가 시대에 전통시장에서 똑똑하게 장을 보면 대형마트와 비교해 25.7%나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포항사랑카드로 구매가 가능한 곳도 있어 이용하기가 더 편해졌다.
올해는 5인 이상 모임이 금지되고 1인 문화의 확산으로 명절 상차림이 갈수록 간소화되고 있다. 하지만 명절 분위기만큼은 정겹고 볼거리 가득한 전통시장을 따라갈 수가 없다. 전통시장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흥정을 하는 재미가 있고 덤 문화가 있다. 코로나 안전 수칙을 잘 지키며 마트보다 인간미 넘치는 흥해시장에서 장보기를 하면 좋겠다. /허명화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