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에서 현금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신용카드가 차지하고 있다. 대금의 지급을 현금대신 카드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죽도시장에 갔다가 주차장을 나오면서 전처럼 동전 통을 뒤져서 주차요금을 내려는데, ‘카드결제 전용’이란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얼른 신용카드를 찾아서 주차원에게 건네며 전통시장까지도 이토록 발 빠른 변화를 보이고 있는 현실에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현금거래보다 신용카드가 대세로 변한 지 이미 오래이니 현대를 신용시대라 할 만하다. 그런데도 혹자는 현 시대를 불신의 시대라 정의한다. 신용카드를 많이 사용하지만 신용은 없다는 아이러니, 신용이 부족할수록 신용카드를 써야하나? 그래야 못 믿을 이들의 탈세를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도 있을 것이고…. 두서없는 생각들이 꼬리를 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