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명화 시민기자
찬바람에 옷깃을 여미게 되는 겨울이다. 방학을 맞아 특별한 경험을 해보고 싶은 이들을 위해 두 곳을 추천한다. 코로나 걱정 없이 안전하게 다녀올 수 있는 곳, 포항 장기유배문화체험촌과 장기읍성이 그곳이다.
장기유배문화체험촌은 유배 온 선비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엿볼 수 있는 장소다. 이곳은 포항 시내를 벗어나 장기면의 한적한 시골길에 자리하고 있다. 먼저 입구에서 들어서면 우마차와 형벌체험장을 만난다. 다리를 건너면 장기면의 옛 지도와 적거지, 전통 가옥도 보인다. 무엇보다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벽을 세워 유배의 이야기를 알기 쉽게 풀어놓은 것이다. 이야기를 읽으며 유배 생활의 고단함과 유배지와 관계도 짐작해볼 수 있다.
장기유배문화체험촌의 대표는 단연 우암 송시열과 다산 정약용이다. 우암 송시열은 제2차 예송논쟁으로 숙종 원년에 덕원에 유배되었다가 장기현으로 유배지를 옮겼다. 지금의 장기초등학교 부지에 터를 잡았을 거라고 추정한다. 학교에는 우암이 직접 심었다는 은행나무도 있다고 한다.
다산 정약용은 천주교 박해사건에 연루되어 장기로 유배되었다. 7개월간의 짧은 유배 생활이었지만 장기현에 머물면서 사람들의 생활상과 고을 관리의 목민 행태를 시로 남겼다. 그 대표적인 시가 ‘장기농가 10장’으로 전한다. 그 이후에 다산 정약용은 강진에서 18년 유배 생활을 시작했다.
체험촌 뒤로는 민속놀이 마당이 있어 투호 던지기, 그네타기도 체험할 수 있다. 곤장, 주리, 칼 등의 형벌체험과 수레 형틀의 유배 체험공간도 운영되고 있어 아이와 함께라면 금상첨화다. 입장료와 주차비는 무료다. 원하면 해설사의 설명을 들을 수도 있다.
장기유배문화체험촌을 충분히 즐겼다면 사색의 길을 통해 장기읍성으로 가면 된다. 장기읍성은 고려 시대와 조선 시대에 중요한 군사기지로서의 특성을 지닌 곳이다.
둘레길은 성곽을 따라 약 1.5㎞ 길이 이어지는 구간으로 도보 한 시간 안으로 한 바퀴를 둘러볼 수 있다. 성벽 위에서 장기면의 모습과 탁 트인 동해의 풍광도 감상할 수 있다. 주차장은 무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