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6·1 대구시장·경북지사 선거레이스 주자는
올해는 대통령 선거와 지방 선거라는 양대 축제가 연달아 있다. 정치권이 분주한 한 해인 셈이다. 물론 대선이라는 큰 산을 넘자마자 곧바로 지방 선거에 임해야 하는 정치인들로서는 상당히 빠듯한 일정을 보낼 수밖에 없다. 오는 6월 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됨에 따라, 대구·경북의 정치권도 본격적인 지선 행보에 돌입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3월 9일 대통령 선거라는 대선 정국 구도가 본격화된 상황에서 지방 선거가 다소 밀리는 경향을 보이지만, 대구·경북 광역단체장을 향한 출마 예상자는 이미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등 물밑 움직임은 활발하다. 대구시장 출마예상자만 해도 여야 모두 10여 명에 달하고, 경북도지사 선거에 뛰어들 인사들도 7∼8명 선에 이르는 등 대선과 연계되면서 무성한 하마평을 통해 복잡한 선거구도를 미리 보는 듯하다.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한 대구·경북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의 강한 도전 여부도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 모두 우선 치열한 당내 경선이 필수이기 때문에 본지는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출마예상자들의 면면을 미리 살펴본다. /편집자 주
대구시장
5~6명 후보군 하마평 오른 민주당
‘당심’-‘민심’ 간극 커 오리무중 형국
국민의힘, 곽상도 전 의원 사퇴 후
권영진 시장 ‘3선 도전’에 쏠린 눈
대선 후 구도 정해질 가능성 우세
6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구시장 선거의 최대 관심사는 현역인 권영진 시장의 3선 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 대구시장 하마평에 이름을 올린 인사만 줄잡아 10여 명에 달할 정도로 무성하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을 비롯해 홍의락 전 대구시 경제부시장, 김용락 전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장, 김동식 대구시의원, 임대윤 전 대구 동구청장 등 5명이 집중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최근 박창달 전 의원의 입당으로 인해 약간의 균열을 보이고는 있지만, 대선정국이 무르익게 되면 결국은 다시 뭉치는 형국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하지만 대선을 염두에 둔 행보이기 때문에 오는 지방 선거에서는 또 다른 형태로 전환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겨둔 셈이다.
민주당 역시 당내 경선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 상황에서 지역민의 인지도와 당원의 지지도 사이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최종후보로 등극한 인사를 미리 점치기에는 이른 상황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민주당이 당내 경선을 치를 경우, 홍의락 전 부시장과 김사열 균형발전위원장, 김용락 전 진흥원장의 3강을 위주로 전개될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홍 전 부시장은 부시장 사퇴 후 곧바로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해 대선 승리 여부에 상관없이 가장 우세한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또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김 균형발전위원장의 지지도도 무시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아울러 지역 터줏대감에 속하는 김 전 진흥원장도 당원들 사이에는 가장 인지도가 높다는 것이 당 안팎의 견해다.
이외에도 홍의락 전 부시장과 김사열 균형발전위원장, 김용락 전 진흥원장에 비해 인지도는 떨어지지만, 세대교체와 대구의 변화를 요구하는 당의 혁신에 적합한 인물로 김동식 대구시의원과 임대윤 전 대구 동구청장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다. 이외에도 이상식 전 대구경찰청장을 비롯한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이승천 한국장학재단 상임감사도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현직인 권영진 대구시장의 3선 도전 여부가 관건이다. 현직 국회의원인 추경호(대구 달성) 의원과 류성걸(대구 동구갑) 의원, 김재원 최고위원 등의 도전이 거세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상길 전 대구시 경제부시장과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 정상환 변호사,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 등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는 중이다. 아울러 본인의 적극적인 부인에도 불구하고 김상훈(대구 서구) 의원과 윤재옥(대구 달서을) 의원, 곽대훈 전 의원이 이름도 오르내리는 상황이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권영진 시장의 3선 도전이 가능할 것이냐는 부분이다. 당내 반대를 무릅쓰고 민주당의 홍의락 경제부시장을 영입해 오히려 대항마로 키웠다는 비판을 받는 권 시장은 역대 3선 대구시장이 배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정치적 입지가 매우 애매한 상황이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대처를 잘했다는 부분과 내년 하반기 로드맵이 나오고 있는 대구·경북특별자치시 출범을 위해서는 시정의 연속성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 곽상도 전 의원이 아들의 ‘화천대유 50억원 퇴직금’으로 사퇴한 이후 뚜렷한 대형 대항마가 없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다만, 국민의힘 지지세의 본산인 대구시장 선거는 내년 3월 9일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 이후 구도가 정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김재원 최고위원 등 캠프 인사들의 적극적인 도전이 예상된다. 반대로 윤석열 후보가 패할 경우, 캠프 인사들의 원동력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김재원 최고위원의 뒷심이 어느 정도 발휘되느냐에 따라 대구시장 당내 경선 구도도 변경이 불가피하지 않느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역대 대구시장 선거에서 지역 국회의원들이 거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분위기로 당내 후보 결정에 힘을 실어주는 상황이 다시 재현될지는 미지수인 것으로 지역정가는 평가하고 있다.
경북지사
국힘, 이철우 지사 재선
확신 분위기김광림·강석호·박명재 등 타천 거론
대선 승리땐 ‘수훈갑 발탁’ 가능성도
민주는 ‘여당 아닌 야당’ 특수성 감안
대선 승패 따른 ‘전략 공천’에 무게
경북도지사 선거는 적극적으로 도전의사를 밝히는 인사들이 적어 대구시장 선거와는 비교되고 있다. 역대 경북도지사들이 모두 3선 고지에 오른 전례가 있기 때문에, 현재로선 큰 변수가 없는 이상 이 지사의 재선 도전은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경북에서는 여당이 아닌 야당으로 볼 수밖에 없는 민주당은 지난 지방 선거에서 약진한 것을 발판으로 다가오는 지방 선거에서 선전을 넘어서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 여당 도지사 후보로 자신 있게 도전장을 내민 인사는 아직 등장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권영세 안동시장과 오중기 한국도로공사시설관리 대표, 장세호 경북도당 위원장 등이 당내 후보로 집중 거론된다.
권 시장은 3선 안동시장으로 지난 2020년 10월 민주당에 입당한 뒤 줄곧 도지사 출마를 권유받고 있어 기정사실화하는 인사들이 상당수다. 여기에 그동안 당의 명령에 따라 도지사 선거에 출마했던 오 도로공사시설관리 대표도 권토중래를 꿈꾸며 이변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고 장 위원장도 정중동의 움직임을 통해 가능성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다만, 의외의 복병이 출현할 가능성도 완전 배제할 수는 없다.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인사는 물론, 대통령 선거의 결과에 따라 출마 여부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이철우 경상북도지사의 재선을 확실시하는 분위기다. 역대 경북도지사가 모두 3선 고지에 올랐다는 점은 물론, 이철우 지사의 지역 평판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당내 도전자들도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는 않다.
특히, 국민의힘에서는 도지사 후보가 관행처럼 ‘3선 이상 국회의원 정도’라는 수식이 따라다니기 때문에 이에 부합되는 인사가 없다는 점이 작용했다.
이에 따라,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타전으로 거론되는 인사들은 있지만, 지리적으로 넓은 경북도에서 짧은 시간에 당원들의 인지도를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은 것도 적극적인 도전장을 내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이 지사 대항마로는 3선 출신인 김광림·강석호·박명재 전 의원이 거의 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오는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의 당락 여부를 떠나 경북도지사 선거는 당내 경선에서부터 별다른 이변은 없을 것이라는 것이 지역 정가의 한결같은 분석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당선자의 영향력이 큰 만큼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지분을 행사하게 되면 변수가 생길 수도 있다는 지적은 나오고 있어 주목되는 부분이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대구시장 선거는 권영진 시장의 3선 등극에 앞서 여야 모두 당내 경선이라는 일차전이 무엇보다 치열하게 전개되는 험로를 남겨두게 될 것”이라며 “경북도지사 선거는 큰 이변이 발생하지 않는 한 이 도지사의 재선 도전이 확실시 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