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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선대위 인선, 대선·지선 주도권 맞물려 진통

김진호기자
등록일 2021-11-10 20:33 게재일 2021-11-1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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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 전면 개편·일부 측근 배제<br/>윤, 기존 인사 주축으로 확대 고수<br/>李 본선 모드에 이달 중 타협 전망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선 후보를 선출한 지 닷새째인 10일까지 선거대책위원회 인선을 둘러싼 내부진통을 겪고 있다. 이번 선대위 구성이 향후 대권, 당권, 지방선거 공천권 등을 둘러싼 보수 진영 내부 주도권 쟁탈전 양상으로 확산될 기미를 보이면서, 갈등 국면이 조기에 마무리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0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총괄 선대위원장으로 영입될 것으로 보이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자리사냥꾼’이라는 표현까지 동원하며 캠프 전면 개편과 일부 측근의 선대위 배제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위원장은 “지금의 캠프가 자신을 후보로 만드는데 기여했다는 책무감을 바탕으로 이 캠프를 갖고 대선을 치를 수 있다는 판단을 하면 (본선에서)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윤 후보에게 냉정한 판단을 요구했다.


그는 윤 후보가 기존 캠프에서 자리를 차지했던 중진들을 잘라내지 않으면, ‘도로 미래통합당’으로 비쳐 대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여기에는 김종인 비대위 시절 호남 민심 구애와 중도 이념 확장을 핵심으로 한 자신의 당 개혁방침에 대해 정면으로 반대했던 일부 중진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대표도 윤 후보 캠프의 불특정 인사들을 ‘하이에나’, ‘파리떼’ 등으로 지칭하며 김 전 위원장의 의견에 힘을 싣고 있다. 윤 후보 선출 이후 ‘2030 탈당 러시’를 애써 평가절하하려는 윤 후보 측 인사들을 정면비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대표는 전날 “(윤 후보 측이) 대선 컨셉을 조직선거로 잡고, 수백만장의 임명장을 뿌리겠다는 발상을 대놓고 익명 인터뷰로 들이밀기 시작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윤석열 후보는 ‘당 중심 선거’를 강조하면서도 기존의 측근, 캠프 인사를 주축으로 선대위를 확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기존 경선 캠프를 뼈대로 삼되 국민의힘 안팎의 인사들을 폭넓게 영입해 몸집을 키우는 방안이다. 윤 후보의 기존 경선캠프는 참모만 300명에 달하는 ‘매머드급’ 캠프라는 평가를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내부진통 조율이 늦어지면서 이번 주말까지 선대위원장 진용을 갖추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선대위 구성을 둘러싼 진통에 대해 “대권, 당권, 지방선거 공천권이라는 세 가지 큰 권력을 두고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 이 대표 모두 주도권을 일찍 잡아 모든 국면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내부진통은 이달 중 어떤식으로든 적절한 수준에서 타협·조율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여당의 이재명 후보가 이미 대선 본선 모드에 돌입해 표심잡기에 나선 마당에 정권교체를 주장하는 야당이 선대위 구성을 놓고 헤게모니 다툼하는 모습으로 비쳐진다면 민심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점을 윤 후보나 김 전 위원장, 이 대표 모두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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