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스(Vax)는 백신(Vaccine)의 영어 줄임말이다. 이 단어는 옥스퍼드 영어사전을 발간하는 옥스퍼드 랭귀지가 선정한 ‘2021년도 올해의 영어 단어’다.
옥스퍼드 랭귀지는 매년 영어권 세계 뉴스에서 수집된 145억개 단어를 훑어 그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분위기를 가장 잘 대변하는 단어를 선정해왔다. 지금까지 셀피(셀카 사진), 베이프(전자담배를 피우다), 기후 위기 등 다양한 단어를 선정했다.
지난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으로 한 단어를 선정하는 대신 ‘전례 없는 올해의 단어들’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옥스퍼드 랭귀지의 분석에 따르면 백스라는 단어의 사용 빈도는 올해 9월 기준 1년 전보다 비교했을 때 72배 많이 쓰인 것으로 나타났다. 백스라는 단어는 1980년대 처음 등장한 단어다. 처음에는 말장난 형식으로만 쓰이던 용어인데, 올해 주류 용어로 급부상했다.
피오나 맥퍼슨 옥스퍼드 랭귀지 신조어 수석 편집자는 뉴욕타임즈에 “백신 관련 단어가 모두 증가했지만 백스만큼은 아니었다”며 “짧고 강렬하며 주의를 끄는 단어로 새로운 단어를 만드는 모든 조합에서 사용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백스는 백신이라는 단어보다 짧기 때문에 기존 단어들과 조합하기 쉽다. 예를 들어 백신 반대론자를 뜻하는 ‘안티 백스’나 백신을 2회 접종한 것을 뜻하는 ‘더블 백스’처럼 다른 단어를 붙여 새로운 의미를 만들 수 있다.
국제 백신구매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도 줄임말에 백스를 활용한 예다.
코로나 팬데믹 시대, 백신이 우리가 말하고 생각하는 방식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방증이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