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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孤兒

등록일 2021-10-14 19:14 게재일 2021-10-1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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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에 사는 64세 할머니는 하루아침에 다섯 손주의 보호자가 됐다. 싱글맘이던 딸이 코로나19로 숨지자 그녀가 남기고 간 아들 딸 3명과 이미 양육하던 친손주 2명을 더해 5명의 보호자가 된 것이다. 생계비와 양육비 등 앞으로 그녀가 감당해야 할 일을 생각하면 눈앞이 캄캄하다.

코로나로 인해 졸지에 고아가 된 어린이가 급격히 늘고 있다 지구촌 국가마다 코로나 고아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외신이다. 코로나19가 2년 가까이 전 세계를 휩쓸면서 부모를 졸지에 잃고 고아가 된 어린이는 국제아동보호단체 집계에 의하면 대략 500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불과 두 달 전 150만명 정도로 추정됐으나 그 사이 세배 이상 그 수가 늘어났다. 문제는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지 않는 한 앞으로 더 늘 것 같다는 것이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에 의하면 인도에선 지난 4월 코로나19가 덮치면서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어린이가 1천742명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인도의 한 시골마을에서는 숨진 어머니의 시신을 어린이가 직접 묻는 사례도 목격됐다고 했다. 더 심각한 것은 부모를 잃은 고아들의 생계와 양육 문제다. 이에 겹쳐서 인도에서는 고아에 대한 인신매매 가능성마저 제기돼 당국을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고 한다.

최근 미국도 작년 4월부터 올 6월까지 14만2천여명의 코로나 고아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 미성년자 500명의 1명꼴이다. 특히 백인보다는 흑인, 소수민족 등에서 더 많이 발생해 인종 간 격차의 문제도 빚어졌다.

코로나19가 2년도 되지 않는 사이 우리 인류에게 많은 숙제를 던져주었다. 코로나 고아는 코로나가 낳은 또 다른 비극의 한 단면이다.

/우정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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