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D-323 칠곡군수 여론조사<br/>국힘 5명 세력 결집 속 제3의 인물·후보 단일화 등 다양한 변수 <br/>민주 강세 장세호 대비 등 기업유치·코로나방역 현안해결 시급 <br/>국힘 ‘정당지지’ 55.2%… 지지층 중 48.1%가 아직 후보 미결정
윤석열 전 검찰총장 유튜브 대문사진에는 칠곡의 한글교실 할머니들의 글씨체를 폰트화 한 ‘칠곡할매글씨체’가 걸려 있다.
범야권 대선 후보 지지도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주자의 관심이다 보니 칠곡할매글씨체는 전국적 주목을 덩달아 받았다. 또한 이준석 대표의 조부가 칠곡군청에서 첫 공직을 시작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 번 더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
칠곡군은 백선기 현 군수가 3선 연임 제한에 걸려 내년 군수 선거가 벌써 뜨겁다. 칠곡군수는 지방자치 실시 이후 그동안 모두 ‘공직자’출신들이 강세를 보였다. 장세호 전 군수 재임 1년을 제외하곤 모두가 공직자 출신이었던 것. 아직은 선거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있지만 그 전통이 이어질지 등은 관전 포인트다.
△30% 지지세 갖춘 민주당 장세호
현재 민주당 당적을 갖고 있는 장세호 전 군수는 민주당 경북도당위원장이다. 4번의 선거 중 3번은 무소속으로 출마했고, 이중 2010년 한차례 당선됐다. 당시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공천을 받은 후보가 3위에 그치면서 얻은 성과였다. 그러나 선거법 위반으로 1년 만에 낙마했다. 그런 장 전 군수가 재기를 꿈꾸고 있다. 무엇보다 탄탄한 지지세가 강점이다. 실제, 그가 선거법 위반으로 군수에서 물러나 치러진 재보궐 선거에서 그의 아내가 무소속 후보로 나서 35.74%를 득표하기도 했다. 당 지지도보다는 높은 조직력과 지지세를 갖췄다는 것이 대체적 평가다.
지난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으로 출마해 백 군수와 단 2천표 차이로 아깝게 패했다. 그가 내년에 출마한다면 국민의힘 입장에선 ‘공천 후유증 최소화 및 장 전 군수를 대항할 수 있는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는 숙제가 있다. 항간에는 민주당 공천으로 도지사 출마설도 나오고 있는데 장 전 군수는 ‘아직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국민의힘 국회의원, 공천 4대 가이드라인 제시
본지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정당지지도에서는 국민의힘이 55.2%로 우위를 보였고, 민주당 17.5%, 국민의당 2.9%, 열린민주당 1.7%순이었다. 이 수치만 놓고 보면 일단은 국민의힘 공천자가 엄청 유리하다. 후보자도 국민의힘 측에 쏠리는 모습이다.
지난 9∼11일 3일간에 걸쳐 진행된 국민의힘 칠곡군수 후보 적합도 조사에선 곽경호 경북도의회 의원 11.9%, 이재호 칠곡군의원(전반기 의장) 11.7%로 유일하게 10%대 지지율을 넘었다. 다음으로는 안종록 전 경북개발공사 사장(8.3%), 서태원 봉화 부군수(6.9%), 김재욱 TBC 상무이사(4.6%)가 뒤를 이었다. 다만, 국민의힘 지지층 조사에서는 순위가 뒤바뀌었다. 이재호 전 의장이 13.7%로 곽경호 도의원(13.6%)을 0.1%로 따돌리며 오차범위 내에서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안종록 전 사장 11.4%, 서태원 부군수 7.3%, 김재욱 상무이사 5.8% 지지를 얻었다. 연령별로는 곽경호 도의원은 20대부터 40대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고, 이재호 전 의장은 50대와 60대에서 가장 높았다.
조사 결과를 분석해보면 곽경호 도의원은 2018년 칠곡군수 선거에서 백선기 군수와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공천을 놓고 겨뤄 비록 고배를 마시긴 했지만 당을 지킨 점과 그동안 지역에서 터전을 일궈온 밑바닥 표심을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칠곡군의원과 칠곡군의회 의장, 경북도의원 두 차례를 지내는 등 지역기반이 탄탄하고 인지도도 높은 편이다.
전반기 칠곡군의회 의장을 지낸 이재호 군의원도 첫 번째 군수 도전에서 11.7%라는 의미있는 지지율을 확보, 향후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커졌다. 40년 가까이 책방을 운영하는가 하면 학교운영위원회를 비롯해 지역청년활동 등을 해온 덕에 지역사정에 매우 밝다는 점이 강점으로 뽑힌다. 다만 백선기 군수와 같은 약목면 출신이라는 점이 조금은 고민거리가 될 듯하다. 연이어 약목면 출신이 칠곡군수를 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극복해야 하는 것이다.
8.3%를 기록한 안종록 전 경북개발공사 사장도 비교적 선전했다는 평가다. 그는 지난 3월 퇴임 후 칠곡 기산면의 한 아파트에 거처를 마련하는 등 출마에 큰 의욕을 보이고 있다. 경북도 건설도시방재국장을 지냈고, 경북개발공사에서는 도청 이전 신도시 조성사업을 맡는 등 재직 당시 보여준 행정능력은 그의 강점 중 하나다.
공직에 몸담고 있는 서태원 봉화 부군수는 활동이 제한적임에도 6.9%의 지지율을 기록해, 향후 주목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왜관초등학교 순심중학교를 나왔고, 칠곡에서 7년간 근무했기 때문에 지역 연계 고리가 탄탄하다는 강점이 있다.
김재욱 TBC 상무이사는 조사 결과는 가장 낮지만 ‘다크호스’로 분류되고 있다. 아직까지 지역 활동이 크게 없지만 이철우 경북도지사 특보 출신인 정희용 의원과 가깝고, 최근에는 이철우 도지사의 막내처남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민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기도 하다. 김 상무이사의 경우 이 지사와 인척관계라는 점은 향후 공천과정에서 장점이면서도 단점으로 작용할 공산이 있어, 이를 극복하는 것이 과제다. 따라서 지역 발전 비전 제시 등을 통해 인지도를 얼마나 올리느냐도 현재로선 관건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칠곡군수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지지후보 없음(37%)’, ‘기타후보 혹은 잘 모른다(19.8%)’는 응답이 56.8%에 달해, 다양한 변수들이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48.1%(지지후보 없음 24.4%, 기타 후보 혹은 잘모름 23.7%)가 지지후보를 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로선 선두 주자 없이 5명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 형국이어서 앞으로의 활동에 따라 판이 갈릴 전망이다. 제3의 인물 등장도 예상되고, 고교 동문 간의 후보 단일화 등 변수가 많다.
국민의힘 칠곡군수 공천권을 쥐고 있는 정희용 의원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공천 가이드라인과 관련, “대선 기여도, 당협활동 기여도, 민심의 평판, 지역발전 정책 비전 등 4가지 기준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25.6% 기업유치, 20.2% 코로나 방역
시급히 해결해야 될 지역현안으로는 25.6%가 기업유치라고 응답했다. 이어 코로나 방역망 확충 및 백신접종 20.2%, 칠곡군 시 승격 추진 12.6%, 소상공인·중소기업 지원 방안 강화 12.1%, 생활체육·여가시설 확충 9.7% 순이었다. 특히 왜관읍·지천면·동명면·가산면 주민들은 코로나19 방역망 확충 및 백신접종(22.3%)을 중요시 여겼고, 북삼읍·석적읍·약목면·기산면 주민들은 기업유치(31.2%)를 우선시했다.
여론조사개요
경북매일신문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주)에브리미디어에서 실시한 이번 여론조사는 경상북도 칠곡군의 만 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지난 7월 9일∼11일까지 3일간 실시됐다. 2021년 5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통계를 기준으로 성, 연령, 지역별 인구 비례 할당 후 유효표본 505명(목표할당 사례 수 : 500명)을 수집했으며, (무선)통신사 제공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 1만211명(SKT : 3천150명, KT : 6천11명, LGU+ : 1천50명) 및 (유선)12개 국번별 0000-9999까지 무작위 생성 및 추출(RDD)을 통해 피조사자를 선정, ARS 전화조사를 통해 표본을 수집했다. 유무선 전화 비중은 무선이 70.3%, 유선이 29.7%이며, 림가중을 통해 가중치를 적용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 응답률은 3.6%(무선 5.7%, 유선 1.9%)이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 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락현·박형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