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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리부동

등록일 2021-02-02 19:24 게재일 2021-02-0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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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표리부동(表裏不同)하다는 평가는 매우 인격 모독적 발언이 된다. 표리부동이란 사람의 마음이 겉과 속이 같지 않다는 말인데, 말과 행동이 따로 노는 사람을 신뢰할 사람은 없다. 표리부동한 사람으로 낙인이 찍히면 그 사람은 인격적으로도 치명상을 입는다.

표리부동과 비슷한 말로 구밀복검(口蜜腹劍)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입으로는 달콤한 말을 하면서 배속에는 칼을 지녔다”는 뜻이다. “겉으로 순종하는 척하고 속으로 딴 마음”을 먹는 면종복배(面從腹背)나 “양 머리를 걸어 놓고 개고기를 판다”는 뜻의 양두구육(羊頭狗肉)도 비슷한 말이다.

표리부동은 거짓말을 하거나 남을 속이는 좋지 않은 일이나 사람에게 쓰이는 용어다. 인격적으로도 매우 모욕적이지만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라고 평가를 받는 순간부터 그 사람의 인간관계도 점차 나빠진다. 사람은 사회적 관계로 살아가기에 표리부동적 행동보다는 언행이 일치하는 행동을 보이는 게 매우 중요하다.

공자는 논어에서“말 재주가 교묘하고 표정을 보기 좋게 꾸미는 사람 중에 어진 사람이 없다”고 했다. 사람이 말을 하는 데에는 뛰어난 웅변술보다는 진심을 전달하는 마음가짐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북한원전 추진 문건을 둘러싸고 여야 정치권의 공방이 치열하다. 만약 야당의 주장대로 정부가 북한에 원전을 지어주려 했다면 국내적으로 탈원전을 선언한 정부의 태도는 그야말로 표리부동한 행동이다.

야당의 공격에 대해 청와대는 혹세무민한 정치 발언으로 북풍 수준의 무책임한 태도라고 쏘아붙였다.

산자부가 급기야 관련문건을 공개하고 나섰지만 진실공방은 여전히 베일 속이다. 표리부동이냐 아니냐 국민의 이목이 쏠린 큰 사건이다.

/우정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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