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완화’ 경제 숨통 트이나
코로나19 사태로 가라앉았던 지역 경제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거리마다 조금씩 활력을 되찾고 있고, 지역 경제의 바로미터인 백화점과 마트 등에서는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첫 주차부터 매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대구 경북의 코로나19 확진자가 현저하게 줄어들고,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등으로 인한 변화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들은 지역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지역 백화점 이달 매출 회복세
엑스코, 내달 산기평 시험 시작
6월부터 상반기 행사 예정대로
□ 활기 찾는 유통업
23일 지역 유통가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지난 2월 중순부터 휴장했던 대구 이월드는 지난 18일 재개장 이후 방문객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개장 첫날 방문객은 1천여 명으로 일일 평균 입장객의 10% 수준이었지만,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감염병 차단을 위해 일부 놀이기구는 운영하지 않고, 시설 운영 시간도 단축했지만, 재개장 소문이 삽시간에 퍼지면서 지난 주말부터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월드 관계자 역시 “손님이 계속해서 느는 중”이라고 대답했다.
백화점과 마트 등에서는 당장 변화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4월 초까지만 해도 매출이 마이너스 70%에 이르렀던 대구 신세계백화점 등을 비롯한 대구·경북지역 백화점들은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날이 포함됐던 4월 중순을 넘어서면서부터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아울렛(outlet) 역시 평년 매출의 절반까지 회복했다. 오는 주말(25일)을 기점으로 매출이 평년 수준까지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포항롯데백화점 관계자는 “4월 초까지만 해도 매출이 마이너스 60%까지였는데, 지난주를 거치면서 마이너스 20%까지 올라왔다”면서 “전자기기와 스포츠용품들이 인기가 좋았다. 내부에서는 회복세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내 굵직한 행사가 개최되는 엑스코(EXCO) 역시 겨울나기를 끝낼 준비를 마쳤다. 엑스코에서는 내달 2일 산업기술평가원 시험이 예정돼 있다. 외부가 아닌, 실내에서 시험이 치러진다. 오는 6월부터는 연기됐던 올 상반기 행사들도 차례대로 열릴 예정이다. 관련된 업체들 역시 대부분 행사를 개최하기 위해 무대 세팅 등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엑스코 관계자는 “산업기술평가원 시험 중 감염병 차단을 위해 응시생마다 2m 거리를 두고, 에어커튼도 설치하기로 했다”면서 “체온측정이나 손소독도 철저히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계·자동차부품업체 타격 심각전년 동기比 매출 30~50% 감소
업체 긴급자금 조건 완화 목소리
□ 반등 없는 제조업계의 경영 위기
수출을 목표로 하는 대구·경북 주력산업인 기계·자동차부품업체들은 여전히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타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경북기계협동조합(DGMC·이사장 최우각)이 지난 13∼17일까지 5일 동안 대구·경북 기계·자동차부품 기업 20여 곳을 대상으로 전화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올해 1분기(1∼3월) 대구·경북지역 기계·자동차부품 기업 상당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50% 정도의 매출 감소를 겪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자동차부품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공장 가동 중단과 국내 완성차 업체의 생산 감소로 납품 물량이 줄었고 기계 업종은 국내외 경기침체로 인한 설비 투자 수요가 위축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수출의 경우 대구세관의 3월 수출입 동향에도 대구·경북의 수출 실적 가운데 ‘기계와 정밀기계’는 8.8%, ‘수송장비’는 9.7%씩 각각 지난해 같은 달 대비 감소했다.
이같은 매출 감소는 곧바로 기업의 자금난으로 이어지고 국내외 영업활동 마비에 따라 신규 수주도 사실상 제로 상태에 있는데다 수주 절벽 현상마저 빚어지고 있어 더욱 염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지역 업체들은 기존 대출 유무와 관계없이 긴급자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기존 대출에 대해 이자 완화 및 만기 연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심각한 위기 상황인데다 대구와 경북 일부 지역이 코로나19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만큼 해당 지역의 기업에 한해서는 고용유지지원금 외에 직접적인 인건비 지원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DGMC 최우각 이사장은 “정부가 기업의 운전자금 수혜가 어렵지 않게 하고 코로나19로 단절된 수주 활동을 다시 재개할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며 “앞으로도 지역 기업들의 의견과 애로사항을 수렴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영태·이바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