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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에게 어떤 CEO일까?

등록일 2019-04-03 20:12 게재일 2019-04-0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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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인 출신 공대생들이 설립한 전기 부품업체가 있습니다. 직원 850명인 회사는 오후 4시 45분이면 전 직원이 퇴근합니다. 비정규직은 물론 정리해고도 없습니다. 정년은 70세, 연 140일 휴무 여기에 덧붙여 유급 휴가는 40일 추가. 급여를 지급하는 육아 휴직은 3년까지 보장. 5년마다 전 직원이 해외여행을 갑니다. 이렇게 퍼 주다가 회사가 망하지 않을까요? 2017년 결산 연 매출은 3천360억원, 영업이익률은 업계 최고 수준입니다.

“사원이 회사의 전부다. 사원을 감동시켜라. 기업은 사원을 위해 존재한다. 사원 스스로가 감동해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기업은 성장하지 못한다.” 미라이(未來)공업 이야기이죠. 일본 ‘샐러리맨의 천국’이라 불립니다. 창업주 야마다 사장은 직원 승진 심사를 할 때, 대상자의 이름을 적은 쪽지를 선풍기에 날려 가장 멀리 간 사람을 승진시키거나, 볼펜을 쓰러뜨려서 볼펜의 심이 향한 직원을 부장으로 임명하기도 합니다. 그의 철학은 간단하지요. “누가 승진해도 결과는 똑 같거든. 모두 잘 해!” 직원 평균 연봉은 6천100만원입니다. 일본 기업의 평균 연봉 4천200만원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준입니다.

‘항상 생각한다!’ 회사 곳곳에 이 표어가 붙어 있습니다. 눈만 돌리면 이 문구가 보이지요. 야마다 사장은 말합니다. “사람은 생각하는 존재요. 생각은 그 자체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아이디어로 연결됩니다. 잘 대접받는 사원들은 끊임없이 회사에 기여할 방법을 찾느라 생각합니다.” 실제 미라이 공업에는 연 2만 건에 이르는 사원들의 아이디어가 쌓입니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특허 출원으로 연결되지요. 아이디어를 제출하면 1만원 미만의 소소한 보상금을 지급합니다. 잔업 없이, 휴일 근무 없이도 회사가 승승장구할 수 있는 비결은 직원들이 아이디어로 똘똘 뭉쳐 독창적인 제품을 끊임없이 선보이기 때문입니다.

이 사례를 기업의 문화 차이로 생각하는 것을 뛰어넘어 나 자신의 문제에 대입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짧은 경험을 통해 확신하는 바, 최고의 투자는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데 투자하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책 한 권에는 평균 3억원 정도 부가가치를 갖는 저자들의 아이디어가 집약되어 있습니다. 불멸의 고전은 그 가치가 수백, 수천억이 될 수 있지요. ‘나 주식회사’의 CEO는 ‘항상 생각한다!’ 스스로에게 독려하며 최고의 것으로 예우하고 에너지를 충만하게 채우려 애쓰고 있는지를, 걸음을 멈추고 돌아보는 시간입니다 /조신영 인문학365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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