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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생명의 계절에 (上)

등록일 2018-03-20 20:59 게재일 2018-03-2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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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의수<br /><br />전 포스텍 교수
▲ 서의수 전 포스텍 교수

봄이 되었다. 봄은 사계절(四季節)의 시작이다. 봄에 씨를 뿌리고, 여름에 가꾸고, 가을에 결실을 거두고, 겨울에 수확한 것들을 즐긴다. 각 계절마다 할 일들이 많고, 즐길 것들도 많다. 모든 계절이 중요하지만 생각해 보면 봄이 사계절 중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봄은 사계절의 시작을 의미한다.

그리고 생명의 시작이요 동물들도 동면(冬眠)에서 깨어나 활발히 움직인다. 이 기간에 우리들은 씨를 널리 뿌리고, 뿌리를 깊고 넓게 내리도록 물도 때 맞춰줘야 하고, 신경써 햇빛 조절도 해줘야 한다. 기술의 발달에 따라 농경(農耕)의 상대적 중요성이 인간 사회에서 작아졌지만, 여전히 봄에 우리들은 일년을 계획하고 준비하고 일한다. 학교도 봄에 새 학기가 시작되고, 텃밭도 봄에 가꾸기 시작한다.

그뿐이랴. 봄은 만발하는 꽃의 향기와 알록달록한 색을 즐기며 일년을 바라보는 희망의 계절이다. 자연의 사계절에서 우리는 인생(人生)의 네개의 단계를 배울 수 있다.

인생의 첫 4분의 1에 해당하는 인생의 봄에 우리는 인생을 계획하고 준비한다.

인생의 봄은 아기가 새 생명으로 태어나서 대학생활까지 자라는 과정을 망라한다. 생명 자체가 고귀하기 짝이 없지만 이 어린 생명들은 깨물고 싶도록 순진하고 귀엽기도 하다.

이 인생의 봄을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까?

먼저 인생의 뿌리를 깊고 넓게 내려야 한다. 무슨 말인가? 인생의 봄은 교육의 시기이다. 성장하는 어린이, 젊은이들이 배워야 한다.

미국의 저명한 교육철학자 존 듀이는 “교육이란 인생을 위해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 자체가 교육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교육의 뿌리는 먼저 인생 철학의 뿌리를 내리는 것이다. 자라는 동안 “인생의 의미와 목적은 무엇인가? 나는 무슨 목적으로 사는가?”에 대해 견고하게 뿌리를 내려야 한다. 어떻게 뿌리를 깊고 넓게 내릴 수 있는가? 인생의 뿌리로 두 가지를 생각해 본다. 인성(人性)과 전문성이다. 먼저 인성이다. 미국의 억만 장자의 한 사람인 워렌 버핏은 사람이 성공적이고 행복한 삶을 누리려면 세가지 자질(資質)을 갖추어야 한다고 누누히 강조한다.

첫째, 에너지, 둘째 지성(intelligence). 그런데 어느 개인이 셋째 자질을 갖추지 못하면 첫 두개의 자질들이 개인을 망조(亡兆)가 나게 한다고 그는 말한다. 아무리 에너지가 왕성하고 머리가 좋아도 망하게 되는 세번째 자질은 정직성(integrity)이다. 생각해 보면, 궁국적으로 모든 것이 정직성과 신임(信任· Trust)에 달려 있다. 버핏은 사람을 채용할 때도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지원자가 충분한 에너지와 지성이 있다 하더라도 정직성이 결여되어 있다면 더이상 볼 것 없다고 그는 말한다.

교육에 대한 현자(賢者)들의 말을 인용해 본다. “교육은 사실을 배우기 보다, 사고력을 훈련하는 것이다.”(아인슈타인)

“시험 점수를 높이는 것이 교육의 목표라면, 배움의 진정한 의미를 상실하게 된다.”(지니 풀부라이트)

“교육의 목적은 생계를 영위하기 위한 것 보다, 인생을 준비시키는 것인데, 삶의 목적은 목적 있는 삶을 보내는 것이다.”(로버트 번)

“사람은 의식주를 얼마나 잘 갖추고 누리며 사느냐가 문제가 아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얼마나 좋은 영향을 미치면서 사느냐가 중요하다.”(정주영)

“나와 내 가정만 생각하는 사람은 그 가정만큼만 커진다. 내 직장을 위하고 이웃을 사랑하면 직장, 이웃만큼 커진다. 항상 민족과 국가를 걱정하면 민족과 국가만큼 성장할 수 있다.”(김형석·철학자 겸 수필가)

이처럼 교육은 목적있는 삶을 살게 해주고, 사고력을 개발시키고, 이웃과 사회, 민족과 국가를 위해 성장하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

누가 그 교육에 앞장서야 하는가?

부모들이다. 그들이 아니면 누가 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부모들이 그러한 교육으로 무장돼 있지 않다면 어떻게 그런 교육을 베풀 수 있겠는가?

학생교육 이전에 부모의 인생철학이 중요하다.

학생교육 이전에 부모교육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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