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창 현
그 사진 가만히 들여다보니 꼭 웃고 있는 것 같다
저 미라, 생전에 얼마나 고된 질곡들을 살았기에
영혼이 몸을 떠난 후에도 그토록 젖은 그리움이나
슬픔들을 지금까지 말려 왔을까
이제 다 말리고 저렇게 웃고 있는 것일까
그렇다, 생은 젖는 것
희로애락, 그 어느 것 하나 덤덤한 것 있더냐
젖은 것들, 천 칠백년 동안 다 말리고
소금 광산 미라 이제 저렇게 웃는다
천 칠백년 전 소금광산 미라는 미소를 띈 상태로 발견되었다. 생전에 수많은 질곡을 살다 죽은 것을 상상하며 시인은 생은 젖는 것이라고 전제하고 있다. 희로애락도 지나고나면 저렇듯 마른 주검에 나타나는 미소 같은 것이 아닐까. 한 생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고 덤덤한 것이 없기에 우리도 젖고 또 젖어 있는 것이리라. 언젠가 우리도 소금광산 미라처럼 마른 미소를 띄며 죽어있을지 모를 일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