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달 자
지진은 그때부터 시작되었다
강력한 쓰나미의 해일이 지구를 덮쳐 버렸다
오 맙소사!
우리는
재앙의 비를 사랑이 비라고 고쳐 불렀다
아무리 사랑의 비라고 고쳐 불러도
사랑은 대답이 없었다
폐허의 가슴과 가슴이 지붕을 이뤄
오래 폐허로 살았다
당신은 어느 날
내 몸의 폐허까지 온몸에 휘감고
해일에 휩쓸려 몸 날렸지만
내 몸부림치는 폐허는 더 터를 넓혀 갔다
흔들흔들흔들흔들
아직도 여진은 계속
지진, 해일, 폐허 같은 시어를 동원해 사랑의 아픔을 말하고 있다. 처참한 재해의 재앙 같은 것이 밀려오는 비극적 사랑을 말하면서 동시에 그 아픔들을 견디고 이겨내어 구원에 이르는 성숙된 사랑을 말하고 있음을 본다. 사랑은 비극인 동시에 희극이며 아무리 상처가 깊어도 해볼만 한 것이라는 느낌을 안겨주고 있는 작품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