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폐쇄 조치<BR>고가 시설·장비 등<BR>용도 가치 크게 떨어져
폐업 일년째를 맞는 포항철강공단 내 아주베스틸(주)에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고가의 설비와 장비들이 낮잠을 자고 있다.
아주베스틸은 지난해 7월 14일 공장 내 전기, 수도, 가스공급이 중단되면서 폐쇄조치됐다. 그로부터 일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공장은 폐쇄된 채 방치되고 있다.
15일 오전 정문이 굳게 닫힌 아주베스틸 내 현장은 적막강산이었다. 공장을 가동하지 않아 사방은 조용했고, 화단엔 잡초가 무성했다. 녹이 잔뜩 쓴 채 검붉게 색이 변한 강관들이 무더기로 마당에 방치돼 있었고, 한창 직원들로 붐벼야 할 식당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아주베스틸은 지난해 7월 법정관리에 이어 회사 대표 박 모씨와 직원들이 배임혐의 등으로 법정공방까지 벌인 끝에 결국 박 대표가 구속되는 최악의 사태까지 빚어지기도 했다.
당시 직원들은 박 대표가 지난 2015년 회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상태에서 직원들과 채권자의 피해에 대해서는 책임을 회피하고 있고 불법적인 방법으로 회사 돈(약 9억원 추정)을 빼돌리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배임 및 횡령 혐의로 박 대표를 대구지검 포항지청에 고소했다.
하지만 박 대표는 그동안 정상적인 절차와 방법으로 기업을 설립했고, 경영해 왔다면서 회사가 비록 부도가 났지만 퇴사한 직원 340여명의 급여와 퇴직금 등을 체납하지 않고 모두 정리했다고 반박했다.
지난해 11월 정부의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의 일환으로 동종 업체인 금강공업이 아주베스틸을 인수(M&A)한다는 언론보도까지 났으나 결국에는 무산됐다. 이후 채권단이 백방으로 매각을 시도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아주베스틸이 보유하고 있는 파이프 도금설비나 중구경 생산라인 등은 비교적 가동기간이 짧아 그 당시까지는 경쟁력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런 고가 설비나 장비들은 가동을 6개월 이상 하지않으면 내부에 녹이 쓰는 등 용도 가치가 크게 떨어진다는 게 이 분야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아주베스틸은 지난 2013년까지만 해도 직원 수 400여명에 달하는 등 호황을 누렸으나 북미 셰일가스용 강관 수출 부진으로 부도가 나면서 2014년부터 경영악화를 겪어오다 2016년 7월 문을 닫았다.
한편 배임혐의로 구속된 이 회사 대표 박씨는 최근 보석으로 풀려 난 것으로 알려졌다.
/김명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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