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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개진 3·1절… `국민 대화합` 전환점 절실

등록일 2017-03-02 02:01 게재일 2017-03-0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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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제98주년을 지나면서 우리는 착잡하기 그지없다. 나라 꼴이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남북으로 쪼개져 총칼을 겨눈 것도 모자라 `촛불`과 `태극기`로 상징되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찬반세력이 죽고살기식 힘겨루기를 서슴지 않는 두 쪽 난 3·1절을 겪으면서 안쓰러운 마음을 감출 길이 없다. 특히 정치권이 입으로는 `통합`을 외치면서 분열책동을 지속하고 있는 현상은 참담하다. `국민 대화합`의 극적 전환점 마련이 절실하다.

정부는 1일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3·1절 기념식을 열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날 기념식에서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한 뒤 “우리 사회는 최근 일련의 사태로 국론이 분열되고 사회 갈등이 확대되고 있으며 서로를 반목·질시하는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헌법의 정신과 가치를 존중하는 바탕위에서 서로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조화와 균형을 이뤄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야 정치권은 3·1정신을 서로 다르게 해석하며 각각 `화합`과 `탄핵 인용`을 외쳤다. 자유한국당은 “이제 분열과 갈등의 장벽을 걷어내고 `애국·번영·화합`이라는 3·1운동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대변인 논평에서 “촛불광장에서 순국선열의 숭고한 뜻을 되새기며 박 대통령의 탄핵을 소리 높여 외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당은 “태극기가 대통령의 헌법파괴·불법행위를 감싸려는 일부 극우단체에 악용되고 있는 현 상황이 무엇보다 안타깝기만 하다”고 말했다. 바른정당은 “3·1절을 맞이해 모든 정당과 정치지도자들은 찢긴 국론을 모으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야 의원들은 탄핵에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와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 집회`에 참석했다. 자유한국당 소속 10여 명의 정치인들이 `태극기 집회`에 참여했다. 야권 정치인들은 대거 촛불을 들고 광화문 광장으로 모였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은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촛불 집회에 참석,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을 촉구했다.

헌법재판소의 박 대통령 탄핵 여부 결정을 앞두고 정치권은 변화하는 민심을 쫓아다니기에 여념이 없다. 정치권은 `리더`기능을 상실한 채 여론흐름에 따라 권력지도가 어떻게 변화하는가에만 정신이 빠져 처신만 고민하는 한심한 행태를 지속하고 있다. 나라가 사분오열 거덜이 나게 생겼는데도 오직 권력쟁패에만 몰두하는 정치지도자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국민들은 그저 한숨만 짓고 있는 형국이다. 어떻게든 전기(轉機)를 만들어야 한다. 이 무한 반목의 장벽을 허물고 진정한 애국정신으로 `대화합`의 변곡점을 창출해내야 한다. 갈가리 찢긴 3·1절 풍경이 부끄럽고 또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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