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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대구통합공항 `재 뿌리기` 가당찮다

등록일 2017-02-23 02:01 게재일 2017-02-2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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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대구통합공항 이전에 대한 `딴죽걸기` 행태가 가관이다. 대구통합공항 이전 예비후보지 2곳이 잠정 결정되면서 부산시와 부산지역 언론 등이 재를 뿌리고 나섰다. 정부를 향해, 지난해 6월 김해공항 확장을 결정하고도 여객 수요는 반영하지 않고 오히려 이전될 대구공항을 신공항 규모로 추진해 더 일찍, 더 크게 개항한다고 비난했다. 부산지역 한 언론사는 `김해 대신 대구신공항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제목의 특집기사까지 게재했다.

이처럼 부산이 느닷없이 문제를 제기한데 대해 대구지역 시민단체들은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하늘길살리기운동본부` 등 시민단체는 지난해 남부권신공항 입지 문제로 2천만 남부민의 염원을 좌절시켰던 부산이 또다시 발목 잡기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시민단체들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진행 중인 김해신공항 확장 예비타당성조사(예타) 용역결과가 기대 이하로 나타나고 있는 점을 주목한다.

김해신공항에 대한 KDI의 예타 결과는 수요예측 등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고, B/C(편익비용)분석이 1을 넘기지 못해 사업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김해공항 확장규모가 줄어들고, 위상이 위축될 상황에 처하자 부산이 대구통합신공항을 트집 잡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된다. 부산지역민의 의견임을 내세워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을 `대국민 사기극`으로까지 몰아붙이는 것은 금도(襟度)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부산의 돌출행동을 확장되는 김해공항의 위상이 대구통합공항에 미치지 못할 것을 미리 우려해 몽니를 부리는 것으로 해석한다. 특히 대선을 의식해 지난해 6월 `김해공항 확장` 결정으로 좌초된 가덕도 신공항 유치사업 재가동을 위한 `간 보기` 저의로 분석하기도 한다. 김해공항 확장 사업비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려는 속셈을 갖고 펼치는 의도적인 도발로 풀이하는 견해도 있다.

영남권 신공항 건설 문제를 놓고 짧지 않은 세월 대구·경북과 부산·경남 사이에 지속됐던 치열한 갈등 사태를 우리는 또렷이 기억한다. 밀양신공항을 밀던 경남·대구·경북·울산과 가덕도신공항을 밀던 부산 간 갈등은 실로 격렬했다. `김해공항 확장` 결론을 받아들인 지 채 1년도 안 돼 이제는 부산과 대구경북 간 갈등으로 재발되고 있는 형국이다. 부산지역이 남의 밥상에 모래를 끼얹으며 여론몰이를 하는 것은 결코 온당치 못하다.

이 시점에 정부는 대구통합공항 이전과 김해신공항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정치권이 나서서 사태가 더 악화되기 전에 갈등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오해가 오해를 낳고 부풀려져서 또다시 지역갈등이 극대화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 난관을 헤치며 추진돼가고 있는 대구통합공항 이전에 대해 별안간 찬물을 끼얹는 부산의 갑작스런 행동은 가당찮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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