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은 재벌을 죽이는데 대선 주자들은 일자리를 만들겠다한다. 대기업을 죽이면 어디에 일자리가 있나. 청년들은 다들 대기업을 희망하고 중소기업은 기피한다. 대기업을 다 없애버리면 별 수 없이 중소기업에 가겠지만 경제구조를 그렇게 함부로 바꿔서 살아남을 나라가 있겠는가.`경제민주화`란 말이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하루 아침에 될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 경제구조는 `단시일에 고도성장`을 목표로 만들어졌고 그래서 대기업 위주로 짜여졌다. 재벌을 해체하고 중소기업 위주의 구조로 바꾸는 일은 실로 `혁명`인데 그것은 “소 뿔을 고치려다가 소를 죽이는 짓”이다. 치열한 국제경쟁 시대에 국제무대에서 외국 대기업들과 실력대결을 벌이는 재벌들을 죽여버리면 나라 경제가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인데 좌파적 사고방식을 가진 자들이 태연히 재벌 해체를 외친다. 한숨이 절로 나올 일이다.
국제적 기업평가 기관이 2015년 삼성전자를 세계 3위에 올렸다. 지난해에는 7위로 떨어지더니 올해는 무려 42단계나 추락한 49위로 밀려났다. 법원이 재벌총수를 구속시키면서 `부패 기업` `범죄 재벌`이 돼버린 것이다. 부패방지법 적용 대상이 되고 인수합병이나 해외 관급공사 입찰 등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 “장님 제 닭 잡아먹기”란 속담이 있는데 꼭 그 꼴이다. 앞으로 이재용 부회장이 유죄판결을 받게 되면 브랜드 이미지 타격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이 `장님 제 닭 잡아먹기`를 하는 동안 쾌재를 올리는 것은 일본이다. 일본 기업의 이미지는 상대적 반사이익을 얻어 급상승 중이다. 지난해 63위였던 도요타자동차는 올해 16위까지 올랐다. “삼성의 불행은 일본 기업의 행운”이고 앞으로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부정적 이미지`가 계속 외신을 타고 퍼지면 사태는 점점 더 악화된다. 지난해 말부터 삼성은 국회청문회에 불려나가 집중 포화를 맞으면서 정상적인 경영이 어려워졌다. `갤럭시노트7` 발화 이후 이미지를 만회해야 할 다급한 시점에서 당한 재앙이었다. 신년 투자계획이나 마케팅 계획도 세우지 못하고 있으니 고용계획이 나올 리 없다.
국회는 2월 국회에서 상법개정안을 통과시킬 작정이다. “300명 이상 기업은 정원의 3%이상을 청년 미취업자로 의무 채용해야 한다. 불응하면 고용부담금을 부과한다.” 얼핏 들으면 그럴듯하지만 기존 생산시설도 해외로 옮기는 판에 기업의 팔만 비튼다 해서 청년 채용이 늘겠는가. 재벌총수의 팔다리를 묶는 경제민주화 법안이 불러올 부작용에 대한 고려도 없다. 국회와 특검과 법원이 나라를 거덜낼 작정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