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전남·경기지역 등<BR>잇단 확진판정·의심신고<BR>수십만마리 살처분 조치
H5N6형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충북과 전남, 경기지역 오리농장에서 잇따라 발생했거나 의심 신고가 접수돼 축산농가에 비상이 걸렸지만 경북도는 별다른 조치가 없어 대응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中서 15명 감염 6명 사망
高高병원성 가능성 높고
확산속도 예전보다 빨라
道 “아직 우려단계 아냐”
방역체계에 `구멍` 우려
중국에서 15명이 감염돼 6명의 목숨을 앗아간 H5N6형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최근 전국 확산일로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도 경북도는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한 채 통상적인 대응 수준의 방역관리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6일 충북에서 처음 의심 신고를 한 음성군 맹동면 용촌리의 한 농가를 포함, 20일까지 음성·청주의 4개 농가가 AI가 의심된다고 신고했다. 닷새라는 짧은 기간에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한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충북도가 자체적으로 용촌리의 확진 농가를 중심으로 반경 3㎞ 내 52개 농장에서 시료를 채취, 간이검사를 한 결과 3개 농가의 오리가 AI 양성 판정을 받았고 살처분 과정에서 1개 농가의 오리도 이상 징후를 보였다. 이로써 충북도는 인근 10개 농장의 닭·오리 25만1천800마리를 살처분하고 있다.
전남에서도 해남의 산란계 농장이 AI 확정 판정을 받은 데 이어 무안의 오리 사육농가가 의심 신고를 하는 등 AI 확산이 염려되는 상황이다. 심지어 경기 양주의 산란계 농장이 지난 19일 오후 닭 240마리가 폐사했다고 축산당국에 신고하면서 수도권 방역에도 비상이 걸렸다.
AI 발생 지역이 충북과 전남, 경기에 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축산당국의 우려다. 이번에 발생한 H5N6형의 AI가 2003년 이후 지난 9월까지 우리나라를 휩쓸었던 H5N1형이나 H5N8형보다 더 독하고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두 유형의 바이러스가 고병원성이었다면 이번에 발생한 H5N6형은 `고고(高高)병원성`이라는 게 충북도의 판단이다. H5N6형은 2014년 4월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중국에서만 15명이 감염돼 6명이 숨진 것으로 보고됐다.
의심 신고가 접수되는 기간도 더 짧아지는 등 확산세가 빠르다는 게 축산당국이 분석한 이번 AI 바이러스의 특징이다. 이러한 상황인데도 경북도 축산당국은 느긋한 모습이다. 시·군 예찰, 전통시장 생닭, 생오리 유통금지 조치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일단 유입되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점을 좌시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상 경북도로 유입되는 닭, 오리에 대한 거점소독시설을 신속하게 설치해서라도 바이러스 유입을 막아야 하는 예방적 차원의 조치는 검토조차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경북도내 닭 사육농가는 5천669곳으로 총 3천526만마리, 전국 사육수의 12.6%를 차지해 4번째 규모이다. 오리의 경우 경북도내 161개 농가가 10만6천마리를 사육해 전국 0.9%로 7번째 규모를 보이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아직 우려할 단계가 아니라서 특별한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다”면서 “시국이 어수선한 가운데 AI 바이러스로 유난을 떨면 소비 위축 등 도민들의 걱정거리만 늘어날 것”이라고 해명했다.
안동/권기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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