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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치 환골탈태할 것인가

등록일 2016-09-09 02:01 게재일 2016-09-0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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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에 있었던 추미애 더민주당 대표의 국회 연설은 정부 여당과의 시각차를 확연히 보여주었다. “기업이 살아야 투자가 늘고 일자리가 생기고 외국으로 도망가지 않는다”는 정부여당의 시각과 달리 추 대표는 “국민과 노동자를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대기업이 나서달라”며, 전부터 주장해왔던 `법인세 22%에서 25%로 인상` 을 주장했다. 그렇게 되면 대기업은 연간 4조원을 더 부담하게 된다.

대북정책도 전혀 달랐다. 추 대표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햇볕정책을 버리고 강풍을 택했는데, 이 강풍정책 때문에 북핵이 고삐 풀린 괴물이 됐다”고 했다.

“다 무너져가던 북한 정권을 퍼주기로 살려내고, 그 막대한 돈으로 핵무기를 개발했다”는 정부여당의 시각과는 반대다.

또 사드배치를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북한의 미사일에 대해 군사적으로 무용지물”이라 했다. 소용 없는 사드를 버리자는 뜻인데, 그렇다면 대안(代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사드에 대한 지식이 없거나, 마땅한 `반대이유`를 찾지 못한 탓인가. “우리도 핵무장” 주장은 차마 못한 것인가.

20대 국회에서 달라진 모습이 있다. 연설이 있을때는 으레 `고함` `야유` `막말` `욕설`이 터지고 같은 당에서는 맞장구를 치면서 왁자지껄했는데 이번 추 대표 연설 때는 그런 소란이 없었다. 오히려 새누리당은 `칭찬`까지 했다. `이 신통한 일`은 `새누리당 지도부의 성숙된 자세` 덕분이었다.

이정현 대표는 “야당으로서 지적할 수 있는 것을 지적했다”했고, 김명연 원내대변인은 “법인세 정상화 요구도 기업과 국민의 상생을 위한 길이란 점을 충분히 이해한다. 다른 경제 현안들도 진지한 대화와 협력 의지만 있으면 능히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우리부터 상대 당을 존중하는 협치의 여건을 마련하자”“연설 중 야유나 고함은 자제하자” 사전 다짐을 했고 연설중에도 의원들이 야유를 보내려 하면 자제토록 신호를 보냈다. 정세균 국회의장도 “의원들의 품격과 성숙된 모습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여·야당 간에는 `건너지 못하는 강`이 가로놓여 있다. 언제나 그랬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자서전에 “야당이 사사건건 국정의 발목을 잡았다. 때로는 분노를 느꼈다”고 썼다.

당시 야당이던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관훈클럽에서 “총재되던 날부터 총풍, 세풍 공세와 의원 빼내기에 엄청 시달렸다”고 했다. 실로 `마주 달리는 기차`였다. 그러나 이번 국회에서는 양쪽을 오갈 `작은 징검다리`가 놓아진 느낌이다.

“사사건건 국정의 발목을 잡은 것이 누구냐!” “구조조정이 시급한데, 노동자에 불리하면 무조건 반대한 것이 누구냐” 이렇게 야유를 보낼 수 있지만 여당은 참았다.

참는 자에게 복이 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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