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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가

등록일 2016-08-19 02:01 게재일 2016-08-1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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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명 자
무방비상태의 집으로

파도도 달려들고

해풍도 몰아친다

풍경을 가로막는 거미줄 틈으로

녹초가 된 집의 영혼들이 줄줄이 빠져나간다

집은 이제 바다의 일부가 되어 출렁댄다

폐가가 된 집은 한 폭의 수채화처럼 놓여지고

사람들, 지날 때마다 평화롭단 말 연발한다

바닷가 오막살이 집 한 채는 이제 햇살 반짝이는

나른한 봄날 오후 같은 바다의 등이 된다

어떤 인생인지 알 수는 없지만 한 때 그와 가족들의 생활의 거처였던 집. 비록 지금은 남루하게 버려진 집이지만 시인은 버려져서 흉물스런 폐가로만 인식하지 않는다. 오랜 시간 가족들과 함께해온 집은 이제 한 폭의 수채화 속에서 바다와 어우러진 풍경이 된다는 것이다. 시인의 따스한 연민의 시선을 발견할 수 있는 시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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