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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박물관 유물기증 잇따라

곽인규기자
등록일 2016-06-14 02:01 게재일 2016-06-1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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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문중 등 올해 총 10명 기증<BR>고서·농경유물 등 400여점 달해<BR>선조 문화유산 공유 인식이 한몫
▲ 상주시민들이 상주박물관에 문화유산을 기증하고 있다. /상주시 제공

【상주】 상주박물관에 소중한 문화유산을 기증하는 발길이 이어지는 등 아름다운 공유의 물결이 사회의 귀감이 되고 있다.

12일 상주박물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총 10명의 기증자로부터 고서와 고문서, 농경유물 등 400여 점의 유물을 기증 받았다.

개인이나 문중에서 유물을 관리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는데다 도난 및 손·망실의 우려도 있지만 무엇보다 선조들의 문화유산을 다함께 공유하고자 하는 대승적 베품의 미덕 때문에 기증이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증된 유물 목록과 사연도 다양하다.

전영윤씨는 박물관 홈페이지를 보고 자신이 가지고 있던 청자접시 등 3점의 유물을 기증했다. 평생 남편과 함께 농사꾼으로 살아온 최영순씨는 지게 등 농경유물 43점을 기증했고, 어머니의 손때 묻은 이층농과 고문서 일괄을 기증한 이창희씨, 조상 대대로 보관해 오던 조선 후기 문인 황기건의 시문집인 만오집 목판 45점을 선뜻 기증한 황의삼씨. 또 전병순씨는 일제강점기 때 부친이 설치해 온가족이 함께 썼던 쇠 욕조 등 철제유물 3점을, 박물관에 전화를 걸어 “박물관에 이런 농기구도 받냐”며 창고 천장에 정성스럽게 매달아 놓았던 풍로 등 농경유물 24점을 가져온 안수기씨, 어려운 형편에 평생 모아온 귀한 옹기, 목가구 등 10점을 내놓은 곽동식씨, 선친 유품 정리차 상주시청 민원실에 들렀다가 1924년에 만들어진 제1회 상주농잠학교 졸업앨범 1점을 기증한 김혜진씨 등 이들 모두가 아름다운 공유의 주인공이다.

이에 앞서 지난 2012년 3월에는 진주강씨 문중의 강영석씨가 귀감 등 고서와 고문서 53건 72점을 기탁했는데 4년이 흐른 지난 6월 9일 강세응 문과급제 교지 등 56건 77점을 기증했고, 종손 강주석씨도 강세응 호구단자 등 20건 21점의 고문서를 기증했다.

이들의 기증유물은 상주에서 태어나 영조조에서 고종조 후기까지 관작 및 학행이 탁월했던 뇌암 강세응(1746~1821)의 친필 시권 및 호구단자, 교지, 통문, 소지 등으로 당대 상주역사문화를 살필 수 있는 소중한 사료로 평가받고 있다.

진주강씨 문중 개인 소장 유물 기증은 지금까지 박물관 기증 유물의 대부분이 개인 소유인 것에 비춰 볼 때 문중 차원에서 130건 190점에 이르는 다량의 유물을 기증한 것은 매우 의미 있고 주목되는 부분이다.

진주강씨 문중의 기증을 계기로 타 문중에서도 문화유산의 효율적 관리와 공유라는 점에 공감하면서 기증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지역 문화유산의 체계적인 보존관리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전옥연 박물관장은 “기증유물은 분류, 문화재 소독 등 소정의 절차를 거쳐 수장고에 영구히 보관됨은 물론 상설 및 특별기획전을 개최해 기증자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줄 것”이라며 “지역 문화유산의 영구보전을 위해 기증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활성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인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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