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이석현·정세균·박병석 의장직 두고 '각축'<br> 부의장엔 새누리 김정훈·심재철, 국민의당 박주선·조배숙 경합
여야가 8일 원 구성 협상에 합의하면서 여소야대 20대 국회의 첫 입법부 수장 자리가 누구에게 돌아갈지 관심을 끌고 있다.
여야 3당은 국회의장직을 더불어민주당이, 부의장직을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이 하나씩 맡기로 합의하고 9일 오후 2시 본회의를 열어 의장단을 선출하기로 했다.
4·13 총선으로 입법권력 지형이 변화를 맞은 가운데 이번 국회의장직을 노리는 당내 중진·원로급 인사간 경쟁이 불꽃을 튀기고 있어 치열한 경선을 예고하고 있다.
더민주에서 배출될 국회의장 후보로는 문희상 이석현 정세균(이상 6선·가나다순) 박병석(5선) 의원 등 4명이 거론된다.
현재로서는 범친노(친노무현)로 분류되는 문 의원과 정 의원이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이 의원과 박 의원도 뒷심을 발휘할 수 있어 안갯속 판세를 형성하고 있다.
오랫동안 정치권에 함께 몸담으며 가까운 사이를 이어온 문 의원과 정 의원은 이번에 국회의장직을 놓고 양보할 수 없는 일전을 벌이게 된 셈이다.
특히 당내 다수파인 친노·친문(친문재인) 진영과 57명으로 절반에 달하는 초선의 표심이 주요 변수로 떠오르면서 후보들이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문 의원은 후보 가운데 가장 연장자인 점을 들어 경륜론을 내세우며 국회의장직을 끝으로 '명예로운 퇴장'을 하겠다고 공언했다. 정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에 당당하게 맞설 수 있는 에이스'론을 앞세우고 있다.
국회부의장인 이 의원은 '중도 무계파 역할론'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고, 박 의원은 선수 파괴와 함께 '충청 역할론'을 내걸었다.
더민주는 9일 오전 11시 의총을 열고 당규에 규정된 대로 의총장에 투표함을 설치, 의원들의 무기명 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의원을 국회의장 후보로 추천할 계획이다.
관례에 따라 정견발표는 생략할 것으로 보이며, 결선 없이 최다득표자가 후보로 선출될 전망이다.
한편, 애초 후보로 거론됐던 5선의 원혜영 의원은 원 구성 협상 직후 경선 불참 의사를 밝혔다.
원 의원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국회선진화법을 주도해 몸싸움 없는 국회를 만들었고, 일하는 국회를 만드는데 나름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해 의장을 준비해 왔다"며 "그러나 선수나 연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오랜 관례를 감당하기는 스스로 여러가지로 부족하다고 판단, 경선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오전 10시 의총을 열어 부의장 후보를 가리는 경선을 한다.
현재로서는 5선 비박계 인사로 분류되는 심재철 의원과 4선 중립성향 인사로 분류되는 김정훈 의원의 2파전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국민의당 역시 의총에서 부의장 1석의 주인공을 가린다. 박주선 의원과 조배숙 의원 등 호남 4선 의원들의 맞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광주 동구를 지역구로 둔 박 의원이 광주·전남을 대표한다면, 익산을을 지역구로 둔 조 의원은 전북을 대표한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