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기호 `1번`인데도 불안하지 말입니다

김진호기자
등록일 2016-04-01 02:01 게재일 2016-04-01 1면
스크랩버튼
대구 `싹쓸이`의 추억뿐?<bR>유승민 지원 업은 무소속<BR>곳곳서 초반 돌풍 `위협적`<BR>김부겸·홍의락 등 야권도<BR>새누리 앞질러 `예측불허`<BR>경북지역 판세도 안갯속

새누리당의 텃밭인 대구지역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 19대총선에서 12개 선거구를 싹쓸이 한 ` 1번`(새누리당) 후보들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20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처음 시작된 31일 새누리당 대구·경북시도당에 따르면 대구지역에서 무소속 후보들과 야당 후보가 초반 바람을 일으키며 새누리당 아성에서 돌풍을 일으킬 조짐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 공천 파동으로 공천 탈락자들이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를 강행하면서 여당 후보를 위협하고 있는 데다가 야권 후보까지 선전하고 있어 현 정권의 심장부로 불리는 대구지역의 민심 이반이 가속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구 무소속 바람의 진원지는 무소속 유승민 후보의 대구 동을 선거구다. 유 의원의 탈당직후 김무성 대표가 유 의원 공천배제의 부당성을 주장하며 `옥새 투쟁`에 나서는 바람에 대구 동을은 무공천 지역으로 남게 됐다. 새누리당이 후보를 내지 못하면서 위협을 느낄 만한 경쟁자가 없는 상황이 됨에 따라 유 의원은 대구지역은 물론 인근 지역 무소속 후보 지원에까지 나서는 등 무소속 연대바람을 통해 백색돌풍을 키우고 있다.

유 의원과 마찬가지로 낙천한 뒤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 대구 수성을의 주호영 후보도 또 다른 태풍의 눈이 되고 있다. 주 후보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이인선 후보를 오차범위를 넘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새누리당에 있을 때 `유승민계`로 분류돼 낙천한 류성걸(대구 동갑)·권은희(대구 북갑) 후보도 유 의원의 지원 하에 새누리당 후보들을 위협하고 있다. 대구 달성군에서는 새누리당 공천을 신청했다가 여론조사상 지지율이 높은 데도 컷오프되자 무소속출마를 강행한 구성재 후보가 새누리당 후보인 추경호 후보를 맞아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 곳 역시 승부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야권 후보의 도전도 거세다.

지난 19대 총선과 2014년 대구시장 선거에서 40% 안팎의 높은 득표율을 얻었던 더불어민주당 김부겸(대구 수성갑) 후보는 경기 지사를 지낸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를 앞서가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최근 모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김부겸 후보가 김문수 후보를 오차범위 이상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더민주의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에 이름이 올라가는 바람에 `컷오프`된 뒤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무소속 홍의락(대구 북을) 후보도 선거 초반 기세를 올리고 있다. 홍 후보 역시 최근 모 지역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양명모 후보를 두자리수 이상 %포인트 차이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12개 지역구 중 절반을 넘는 7곳에서 새누리당 후보들이 고전하게 된 것은 깃발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믿음으로 과감하게 후보를 물갈이한 `공천 후유증`탓이 크다는 분석이다.

경북에서도 구미을에 무소속 출마한 김태환 후보가 장석춘 새누리당 후보를 앞서고 있는 상황이고, 포항북에서도 무소속 박승호 후보가 지역의 한 언론 여론조사에서 김정재 새누리당 후보를 앞선 것으로 나타나는 등 무소속 바람이 불고 있다.

정치평론가 이형락씨는 “대구·경북지역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고전하게 된 것은 무리한 공천이 대구시민들에게 정서적인 반감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라며 “시민들이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후보들을 야당후보라고 생각하지 않는 데다 일부 야권후보가 지역에서 오래 활동하며 평판이 나쁘지 않은 데도 원인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진호기자

정치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