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 스콧 스토셀 반비 펴냄, 496쪽
평생 동안 이 병을 앓아온 환자이자 저널리스트인 스콧 스토셀은 `나는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반비)에서 현대병인 불안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3천년간 불안에 관해 쓰인 수십만 장의 글과 자기 자신의 삶 속으로 뛰어든다. 자신을 비롯해 살면서 한 번은 극심한 불안을 경험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불안에 관한 이해를 제공하고자 한 것이다.
`나는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는 거의 모든 분야와 시대의 불안에 관한 지식을 강박적일 만큼 완벽하게 망라한다. 저자는 문명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불안의 근원을 파악하려는 지적 노력의 역사를 전방위로 파고든다. 고대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가 불안의 원인으로 지목한 `검은 답즙`에서 오늘날 생의학적 관점의 전통을 발견하고 키르케고르와 플라톤의 철학적 견해를 들여다보는 한편 찰스 다윈, 지그문트 프로이트, 윌리엄 제임스 등 19세기 학자들의 연구를 지나 현대 신경과학과 유전학의 최전선까지 나아간다.
저자의 지적 여정은 학술 연구에 머무르지 않고 아주 구체적인 사례들을 동반해 이 광범위한 탐구의 면면을 더욱 생생하게 만든다. 또한 위대한 학자인 다윈과 프로이트가 평생에 걸쳐 공포증이나 신경성 위장병과 싸워온 인간적인 모습을 발견하고,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휴 그랜트 등 예술 분야의 유명인들조차 남들 앞에 서는 일을 얼마나 두려워했는지도 들려준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