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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정세 닮은 포항의 정치

등록일 2015-11-11 02:01 게재일 2015-11-1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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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현<br /><br />편집부국장
▲ 임재현 편집부국장

`지도자`란 말을 쓰려니 `리더`와 비교해 어느 쪽이 나은지부터 고민하게 됩니다. `우두머리`라는 뜻의 한자말을 선택하지만 그 역량을 뜻하는 단어는 `리더십`이 더 적당할 듯 합니다. 국가든, 지역이든 지도자는 종교, 문화, 사회 등 어느 분야에나 있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이를 총망라한 지도자는 역시 정치 지도자일 수밖에 없습니다. 사회와 삶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권력과 재화를 분배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입니다. 지역 단위로 따지면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이 대표적 정치 지도자입니다. 지방선거야 지난해 6월 치렀으니 멀찍이 2년반이 남았지만 총선은 내년 4월로 6개월도 남지 않았습니다. 이러니 요즘 지역마다 현역 국회의원과 도전자들의 각축이 소리 없는 전쟁과 같습니다. 언론사마다 출마예정자들을 대상으로 지지도 여론조사를 할 때마다 제외된 후보들로부터 고성 섞인 항의가 뒤따릅니다.

오늘 저는 포항의 정치지도자들에게 몇 말씀을 드리려는데 아직 선출되지 않은 분들은 이해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유권자들에게 선택돼 지도자가 되려는 길에 나섰으니 이번 얘기에서는 `현직`들에게 양보를 해주시라는 겁니다. 언뜻 생각해봐도 북구에는 박승호, 허명환, 이창균씨가, 남구에는 김정재, 허대만씨의 이름이 떠오릅니다. 저는 이 가운데서 예외적으로 박승호 전 포항시장을 현직 정치인들과 함께 거론하려고 합니다. 구체적으로 이강덕 포항시장, 이병석 국회의원과 말입니다. 요즘 이분들의 역학관계를 보면 마치 한중일의 동북아 정세를 방불케 합니다. 당연히 한국은 중심에 있어야 할 이 시장입니다. 서로 맞선 중일은 순서 없이, 그러니까 우리가 더 또는 덜 좋아하는 쪽이 누구인가와 상관 없이 이 의원과 박 전 시장입니다. 두분은 모두 고향이 흥해읍에다 개신교인이며 오랜 기간의 재경출향인사로서 많은 공통점을 가졌습니다. 선후배로서 두분은 돈독한 관계를 토대로 고향인 지역발전을 위해 국비 확보와 사업 시행에서 훌륭한 공조를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박 전 시장의 민선5기 중후반기를 넘어서면서 상황은 바뀌었습니다. 대표적인 예는 양덕동 승마장 갈등이었습니다. 사태가 꼬인 책임과 시비를 가릴 필요 없이 마치 상하 관계의 아래에라도 있는 듯이 단체장은 막판까지 정성을 쏟은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후 도지사 출마의 뜻을 꺾었으나 이제 총선에서 경쟁의 장에 나란히 서게 됐으니 지역정치도 결과와 상관 없이 한편 드라마와 같습니다. 그런데 저가 얘기하려는 바는 이 두분 보다 주로 이강덕 시장에게 있습니다. 두분이 눈에 띄게 격돌해야 할 판에 이 시장과 전임 시장이 마치 갈등이 있는 듯 비춰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로 지방선거에서 승패를 겨눴던 사이도 아닙니다. 박 전 시장이 도지사 선거 출마를 위해 3선을 선택하지 않은 결과가 다음 시장을 위해서는 `터를 잘 팔아 준` 인연이라고 생각하면 이는 이해하기가 더욱 어렵습니다. 물론 다선의 지역구 국회의원과 신임 시장의 `현직 공조`와 유대감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결과라고도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강덕 시장은 포항이라는 동북아에서 한국의 위치에 서야 한다고 다시 강조하고 싶습니다. 물론 경찰에서 지방자치로 행정 분야를 바꾼 신예 단체장으로서 강대국과 같은 두 정치인의 사이에서 한국의 입장처럼 압박감도 적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실리를 챙겨야 합니다. 당연히 포항과 시민들을 위해서 입니다. 가운데서 아무리 처신을 곧게 하고 중립을 지키더라도 선거판을 앞두고 온갖 오해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미 지난해 6개월 간의 선거운동 기간 경험해 봤듯이. 지방선거가 2년반 남아 있는데 5개월 앞의 총선 때문에 지역에 쌓인 첩첩의 난관을 해쳐나갈 리더십의 발목이 잡혀서는 안 되겠지요. 당락의 결과는 더더욱 시정의 추진력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물론 포항의 발전을 위해 밤낮 없이 봉사해온 이병석 의원과 박승호 전 시장도 포항시장이 시정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배려하리라는 믿음은 변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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