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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철과 포항의 브랜딩전략

등록일 2015-06-03 02:01 게재일 2015-06-0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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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문 한동대 교수·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포항에 KTX가 개통되고 서울 나들이가 무척 편해졌다. 얼마 전 서울에 볼일이 있어 KTX 왕복표를 일주일전에 예약하려니 가고 오려는 시간대 좌석이 매진이라, 몇몇이 택시를 전세내 동대구역까지 가서 서울행을 타게 되었고 돌아올 때는 서울역-포항행을 구하기는 했으나 볼일을 보고 한참을 기다린 밤 9시 50분 출발하는 마지막 KTX를 탈수 있었고 포항역에 내리니 새벽 1시에 가까웠다.

지난 몇 달동안 KTX 이용객이 예상치의 150%에 달한다고 들었다. 하지만 오후 시간대에는 열차가 3시간 간격으로 배치되어 있어서 이용객들의 불편이 크다. 게다가 몇몇 시간대는 수주 전에 만석이 되고 있다.

포항은 인구 50여만의 도시이지만 동해안의 중심도시로서 광역도시 규모의 기능을 지니고 있을 뿐더러 차별화된 산업, 교육, R&D 기능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교통수요가 일반 도시들보다 크게 나타남은 당연하다고 생각된다. 왕복편수가 하루 빨리 증가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포항역에서 출발한 KTX는 몇 개 터널을 지나 30분 후면 동대구역에 도착한다. 여기서 서울역까지는 2시간 정도 걸린다. 이러한 고속 대량수송체계의 교통수단은 지역 간의 연계를 크게 변화시킨다. 포항의 경우도 차차 그러한 모습들이 나타나게 될 것이다. 연계되는 대도시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브랜드로 포항인들을 유인할 것이며, 포항도 나름대로의 강점을 개발해내며 대도시민들을 이끌어 낼 것이다.

필자가 재직하는 대학에도 서울은 물론 천안, 대전 등 경부선 주요도시에서 유학 온 학생들이 많은데, KTX개통으로 한결 쉽게 고향집을 다녀올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이들의 부모님들도 더욱 쉽게 포항을 찾을 것이다.

하지만 KTX로 인해 가장 많이 늘어날 방문객들은 바다를 찾는 관광객들일 것이다. 이제 여름이 다가오므로 이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첫 방문의 인상이 앞으로의 성공을 크게 좌우 할 것이므로, KTX객차의 쾌적함에서부터 포항역사의 산뜻함, 포항상인들의 친절함, 그리고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며칠 전 필자의 누님이 한 여행사의 관광패키지로 포항에 왔는데, 오래전에 신청을 했으나 인원이 차지 않아서 오래 기다렸다고 한다. 평소에 절친 5~6명과 국내 곳곳을 여행사 관광상품을 통해 다니고 있는데, 포항은 처음이다.

여행사 말로는 각 지자체들이 다양한 지원을 해주기에 가격들은 저렴하고, 인기는 장소마다 크게 다른데, 포항은 인기 없는 곳들 중 하나라고 했다. 현재 많은 지자체에서 다양한 관광상품들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데, 포항으로서도 좀 더 분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포항에는 분명 다양한 관광거리들이 있다. 차별화된 산업과 교육기관이 있고, 아름다운 해변이 있고, 먹거리 풍부한 죽도시장과 구룡포가 있고, 포항운하와 크루즈가 있다. 이를 잘 엮어 매력적인 관광상품으로 개발해야 한다. 주요 유치대상은 내국인뿐 아니라 한창 붐을 이루는 중국인관광객들이어야 한다.

이들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라도 포항도심을 활성화시켜야 하고, KTX역세권도 매력적으로 개발해야 할 것이다. 도시규모가 크지 않고 국내외 경기도 좋은 편이 아니므로, 포항으로서는 체계적인 계획과 효과적인 전략으로 도시를 브랜딩하고, 투자를 유치하고, 지역경제를 살려야 한다.

도심재생이냐 교외도시개발이냐 등 때에 따라서는 두 가지 주요사업들이 대립양상을 띄는 경우도 있다. 이론상으로는 조화를 강조할 수 있지만 동시추진이 불가능한 산하 프로젝트가 있을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5~10년 정도의 시간대별로 실제적인 시나리오 하에 추진 우선순위를 결정함이 중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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