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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에 대해

이상형(철학박사)
등록일 2015-05-19 02:01 게재일 2015-05-1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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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가까워졌다. 아이스크림이나 아이스커피를 찾는 나에게서 여름을 느낀다. 지난 15일은 스승의 날이었다. 인터넷에 스승찾기가 요란하다. 그러나 이제 많은 선생님들은 이 날이 조용히 지나가길 기대한다. 한편에서는 스승찾기가 존재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교사를 폭행하는 학생이나 학부모도 있기 때문이다.

아마 많은 직업 중에서 이렇게 사회적으로 모두가 함께 기념하는 직업은 교사뿐일 것이다. 예전에는 사람이 직업을 갖는 이유를 세 가지로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직업의 의의는 생계유지, 자아실현, 사회봉사로 이해된다. 여기에 한때 서양에서는 직업이 신이 부여한 것이라는 직업소명설이 있었다. 자신의 직업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신의 소명에 부응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자신의 직업에 자긍심을 가지고 직업 활동에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다. 물론 이런 직업소명설은 서양 근대 자본주의의 발전과 맞물려 자본주의를 윤리적으로 정당화하는 방편으로 이용되기도 했다.

오늘날 직업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생계유지와 자아실현일 것이다. 돈이 우선일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우선일까? 자본주의 사회에서 풀기 어려운 문제이다. 미국 아이비리그 졸업생 1천500명을 대상으로 직업 선택 동기에 따른 부의 축적을 추적조사한 적이 있다고 한다. SBS 다큐멘터리에서도 방영된 것인데, 돈을 보고 직업을 선택한 1천245명이 83%, 좋아하는 일을 선택한 255명이 17%. 그러나 20년 후 101명이 백만장자가 됐는데 그 중에 100명이 좋아하는 일을 선택한 17%에서 나왔다는 내용이다. 이 사회에서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많이 남진 않았지만 자신의 삶의 의미와 가치는 돈으로 환산될 수 없지 않을까? 이 세상에 이유 없이 던져진 우리는 스스로 이 세상에서 자신의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하고 직업을 통해 이를 실현해야 한다.

오늘날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도 알기 어려운 세상이다. 진로교육, 직업교육은 많지만 진정한 자아실현으로서 직업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을 들여다봐야 한다. 휴대폰을 잠시 멈추고 자신을 한번 돌아보자.

/이상형(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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