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순례<BR>연일읍 `서화정`
`죽음과도 바꿀 만한 맛`으로 불리는 복어는 바다요리의 최고 재료로 꼽힌다. 우스꽝스러운 모습과는 달리 맛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생선 중의 으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복어를 먹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맹독성에 대한 도전`이라는 긴장감이 더해져 입 안 가득 생선 특유의 풍미와 함께 혀끝까지 떨림을 전하기 때문이다.
남구 연일읍의 `서화정`은 복지리부터 복불고기, 복튀김 등 복어요리 전문점이다. 특히 이 집 대표메뉴로 꼽히는 `밀복지리`는 오직 복어 생선살과 국물 맛을 살려 조리해 입맛을 유혹한다.
복어는 다른 어떤 조리방법보다도 지리로 요리했을 때 제 맛을 발휘한다. 특히 이 집 밀복지리는 겉보기엔 단출해 보이지만 최소의 재료들로 최대의 맛을 끌어낸 것이 특징이다. 맑은 국물은 시각, 향긋한 미나리는 후각, 쫄깃한 생선살은 촉각, 아삭하게 씹히는 콩나물은 청각을 맡아 최상의 미각으로 최고의 오감을 완성한다.
복어 생선살의 식감 또한 젓가락에게 쉴 틈을 허락하지 않는다. 살이 야물고 튼실한 복어는 비교적 젓가락으로 쉽게 발라먹을 수 있는데다가 통통하고 쫄깃한 식감이 씹는 즐거움을 더한다. 와사비를 푼 간장에 살짝 찍어 먹으면 복어살 사이사이로 틈틈이 전해지는 짭조름한 맛이 두 눈을 감고 미간을 찌푸리게 만든다.
여기에 각종 반찬까지 가세해 입 속으로 복을 전한다. 특히 복어 살을 발라 여러 나물들을 곁들여 먹으면 그 풍미가 배가 된다. 그 중에서도 상추와 당근, 양파 등을 새콤달콤한 양념에 버무린 겉절이야말로 구미를 당기게 한다.
직장인 이동구(41·남구 효자동)씨는 “말간 국물 그 자체만으로도 최고의 풍미를 느낄 수 있는 밀복지리는 복어 요리의 최고봉”라며 “미나리의 알싸한 향과 콩나물의 시원한 맛이 더해져 숙취와 해독에도 제격”이라고 말했다.
(문의 054-285-2020, 오전9시~오후9시30분, 매주 일요일 휴무)
/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