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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 조강생산량 18개월만에 `최저`

이창형기자
등록일 2015-03-26 02:01 게재일 2015-03-2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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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510만t 기록, 지난해 동기보다 4.4% ↓<BR>국내 수요부진에 중 저가제품 시장잠식 영향

국내 철강업계의 지난달 조강생산량이 18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경기침체로 건설·조선 등 수요업계의 부진이 심각한 데다 중국의 철강재가 저가로 수입돼 시장을 잠식하면서 국내 업계가 사실상 최소한의 조업만 하고 있는 상황이다. 25일 세계철강협회(WSA)에 따르면 2월 한국의 조강(粗鋼)생산량은 509만7천t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전 동기 대비 4.4% 감소한 수치다. 2013년 8월 489만4천t을 기록한 이후 1년 6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전월 대비로 보면 지난해 12월 586만1천t을 기록한 이후 1월 578만t으로 줄었고 2월엔 500만t 선을 겨우 유지하는 등 2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했다.

2월엔 설 연휴가 있어 조업일수가 줄지만, 고로(용광로)는 연중무휴 가동을 멈추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철강업계의 생산량 감소가 조업일수 감소의 영향으로 보긴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한국보다 긴 춘제 연휴를 즐기는 중국의 2월 조강생산량은 6천503만t으로 1년 전보다 3.4% 증가했다.

아시아권의 주요 철강생산국 중에서는 한국 외에 일본이 소폭(-0.2%)의 감소세를 보였을 뿐 중국과 인도, 대만 등은 모두 증가했다.

특히 철강 설비 과잉증설에 나선 중국 업계가 내수로 소화하지 못하는 물량을 저가에 수출하면서 중국산 저가 제품이 국내 시장의 상당 부분을 잠식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다 탄소배출권 거래제 시행으로 인한 비용 증가와 포스코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로 심리적인 위축까지 더해지면서 국내철강업계의 앞날을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겨울철이 계절적 비수기인데다 수요가 부진해지자 업체들이 설비의 가동을 멈추고 정비를 하는 등 가동률 조절에 들어간 것이 조강생산량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것”이라면서도 “여러 가지 돌발 악재들까지 겹치면서 업계의 심리적 위축은 극에 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창형기자 chle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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