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립적의 난` 김윤규 지음 책과 나무 펴냄, 432쪽
한동대학교 김윤규<사진> 교수가 소설집을 출판했다. 한국문학 연구자로 지금까지 십여권의 저서를 낸 김교수가 소설집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교수가 펴낸 소설집의 제목은 `직립적의 난`이다. <책과 나무, 432쪽, 1만4천원> 소설 `직립적의 난`에는 김 교수가 지난 2009년부터 계간지에 발표했던 소설 11편이 실려 있다. 각 소설들은 독립된 단편이지만 전체가 하나의 주제를 지향하고 있다.
이 소설집에서 직립적(直立賊)이란 직립보행을 하는 반란자들이라는 뜻이다. 소설에서나 현실적으로나 직립보행을 하는 동물은 인간 뿐이다. 그러므로 제목 `직립적의 난`은 `홍건적의 난`처럼 인간이 모든 생명체의 질서에 대해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소설은 각각 개, 소, 말, 닭, 양의 세계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그들의 원시적이지만 아름다운 생명세계가 인간에 의해 교란되는 과정을 소설적으로 그리는 것이 소설집의 전반부이다.
후반부는 그들이 애완견, 비육우, 경주마, 산란계, 희생양이 돼 그들의 생명력이 인간에 의해 무참하게 훼손되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그런 뒤에 이 소설집의 마지막은 나무의 말로 서술되는 `잘못은 너희가 했다`로 구성되어 있다.
김 교수는 책에 실린 `뒷글`에서 “우리 사는 것이 원래 이렇게 비루했을 리가 없다. 우리가 이렇게 꿈도 추억도 없고 의문도 분노도 없었을 리가 없다”고 말한다. 결국 이 이야기들이 우리가 당하고 있는 현실적 문제들의 우화임을 드러내고 있다.
이 소설의 편집자는 서평에서 “고작 두 발로 선 것이 앞발을 자유롭게 하고, 시야를 넓히더니 만물을 휘두르게 한, 한없는 폭력과 이기의 역사, 순하고 고요하던 집단을 권모술수로 지배한 계급의 역사”라고 평했다.
김윤규 교수는 소설을 쓰고 싶었으나 문학을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한동대학교 교수로 재직중이다. 김 교수는 낮에는 대학강단에서, 저녁에는 학업을 중단한 청소년을 위한 무비용 대안학교인 청소년자유학교를 설립해 교장으로 일을 한다.
/정철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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