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과리 문학평론가 주도<BR>프랑스어 번역본부터 출간
“한국 문학을 어떻게 소개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지난 8월까지 1년 동안 프랑스에서 연구년을 보낸 정과리(56·사진) 연세대 국문과 교수는 프랑스 서점 직원들이 독자들에게 한국 문학을 어떻게 소개해야 할지 몰라 난감해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큰 결심을 했다.
외국인을 위한 한국문학사를 집필하기로 한 것이다.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 문학의 역사를 통사적으로 조명하는 책이 나온다.
정 교수는 15일 연합뉴스에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 문학의 통사를 일반 독자들이 이해하는 수준에서 기술하는 책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근현대 한국 문학의 역사는 정 교수와 홍정선 인하대 국문과 교수가 집필을 맡고, 고대 문학 역사는 이 분야 전문가에게 집필을 맡길 계획이다.
정 교수는 집필이 끝나면 프랑스의 한국 문학 전문 출판사인 `드 크레센조`를 통해 우선 프랑스 현지에 번역 출간할 예정이다. 드 크레센조는 프랑스 엑스마르세유 대학의 장 클로드 드 크레센조(62) 교수가 자신의 이름을 따서 2012년 설립한 한국 문학 전문 출판사로, 지금까지 번역 출간한 한국 작품이 14편에 이른다.
정 교수는 “그나마 프랑스는 독자들의 호기심이 강해 한국 문학이 프랑스에 진출해 있지만 전체적인 구도로 보면 (독자들의) 수용 정도에서 한국 문학은 베트남 문학, 아프리카 말리 문학보다도 못하다”면서 “그만큼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또 “일본 문학, 중국 문학은 체계적으로 소개가 되어 있는데 한국 문학은 그 틈에 끼여서 보이지도 않는다”면서 “일본 문학하면 가부키 등 극단적인 인공성의 문학, 중국 문학하면 도가적인 신비주의가 떠오르는데 한국 문학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게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평론집 `1980년대의 북극꽃들아, 뿔고둥을 불어라`(문학과지성사)를 펴낸 정 교수는 국내 대표적인 문학평론가이기도 하다.
/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