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종교, 욕망` 성정모 지음 서해문집 펴냄, 303쪽
브라질 상파울루감신대 인문법대 학장 성정모(57) 교수는 한국계 브라질인이다. 1965년 가족들과 함께 이민을 떠나 그곳에서 교육받고 성장한 가톨릭 평신도 신학자다.
그가 쓴 `시장, 종교, 욕망`(서해문집)이 최근 한국에서 번역 출간됐다. 홍인식멕시코장신대 교수가 번역했다.
브라질 빈민촌에서 해방신학 모임을 주도했던 성 교수는 2007년 브라질 아파레시다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당시 추기경)이 `교회의 가난한 자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을 승인할 때 옵서버로 초청돼 강연했을 만큼 라틴아메리카 주교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성 교수는 책에서 인간 욕망의 문제, 신학과 종교의 연관성, 교회와 해방신학이나아갈 방향 등을 깊이 있게 다뤘다.
그는 “오늘날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타인의 욕망을 모방하며 살아가는데 여기에서 갈등과 폭력이 발생한다”고 말한다.
오늘날 우리가 처한 상황은 유토피아적 희망과 꿈을 포기하도록 종용한다. 사회는 우리가 원하든 원치 않든 현 체제만이 현실에서 가능한 것이라고 세뇌한다. 또 정치·사회적 행동으로 사회를 변혁하려는 노력보다는 체제에 순응하고 적응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게 현실적이며 옳은 것이라고 속삭인다.
이에 저자는 “불의한 세상을 바꾸려면 소비문화 아래 숨어 있는 메커니즘의 실체를 드러내고 끊임없는 소비를 부채질하는 모방 욕구를 극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진정한 인간 해방을 이루려면 더 많은 소비와 욕망을 끊임없이 느끼게 하는 자본주의 경제구조와 함께 인간 욕망도 극복해 나가야 한다는 말이다.
부와 가난이 혼합돼 있는 복잡하고 모순된 세계 앞에서 복음적 메시지는 추상적이거나 통상적이어선 안 되며, 현재의 역사적 맥락과 국제경제 질서와의 연관성 안에서 선포돼야 한다고 성 교수는 강조한다.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을 위한 복음이어야 하며,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죄의 실체를 드러내며 우리 가운데 존재하는 성령의 행동을 밝히는 선포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