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_픽션` 박민규 등 지음 아시아 출판사 펴냄
아시아 출판사는 “K팝 등 한국의 최신 문화는 실시간으로 세계에 소개되고 있지만 한국 문학의 해외 소개는 오래된 작품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왔다”면서 “`한국 문학은 고루하고 낡은 것`이란 오해를 불식시키고 개성 넘치는 지금 이 순간의 한국 문학을 세계에 실시간으로 소개하려는 시도”라고 30일 밝혔다.
`K-픽션` 시리즈는 전 세계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젊은 한국 문학`을 표방한다.
국내는 물론 세계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소재와 주제를 다룬 작품을 중심으로, 한국 문단의 새로운 흐름과 역동성을 보여주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으로 시리즈를 구성했다.
한글 원문과 영어번역본, 평론가의 작품 해설, 작품을 쓴 배경 등 작가의 생각을 담은 `창작노트` 등을 책에 실어 외국 독자들도 작품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다. 100쪽 안팎의 분량으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게 한 것도 특징이다.
아시아 출판사는 이청준의 `병신과 머저리`, 조정래의 `유형의 땅` 등 이른바 `고전`이 된 한국 문학 작품 100여 편을 해외에 소개해왔다.
정은경 아시아출판사 편집위원은 “근대 소설들이 전쟁, 분단, 민주화 등 격동적인 사건을 소개했다면 `K-픽션`은 바로 지금 동시대적 감각과 일상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라면서 “주부습진에 걸린 남성 이야기도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적인 일상을 담았지만 이게 한국 작품일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세계적인 감각이 담겨 있다”고 덧붙였다.
박민규의 `버핏과의 저녁 식사`, 박형서의 `아르판`, 손보미의 `애드벌룬`, 오한기의 `나의 클린트 이스트우드`, 최민우의 `이베리아의 전갈` 등 다섯 편이 1차분으로 먼저 출간됐다. 작품마다 작가들의 개성이 빛난다.
평단의 찬사를 받은 신진 작가들의 작품은 물론 평단의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가능성을 보여준 신예 작가들의 작품을 두루 소개할 계획이다.
한국 문학의 세계화를 말할 때면 매번 문제점으로 지적되어온 번역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전문 번역가들에게 번역을 맡겼다.
박민규의 `버핏과의 저녁 식사`를 영어로 번역한 전승희 하버드한국학연구원은 “작품들이 무엇보다 참신하다”면서 “가벼워 보이는 문체지만 상당히 깊이 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지구화 시대에 전 세계 사람들과 호흡할 수 있는 주제 의식을 갖는 뛰어난 작품들”이라면서 “이런 작품들은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만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형식적으로도 상당히 흥미롭다”면서 “따옴표가 없거나 주인공이 어느 나라 사람인지 알 수 없는 이름의 소유자라든가 어느 나라에 대입해도 통할 것 같은 작품들”이라고 덧붙였다.
한국문학번역원의 위키피디아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찰스 몽고메리 동국대 교수는 “12년 전 가장 친한 한국 친구를 통해 한국 문학을 알게 됐는데 당시 영어를 말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에 가서 한국 작가를 아느냐고 물으면 아무도 몰랐는데 이것이 한국 문학의 문제점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국인에게 염상섭의 `삼대`를 추천해준 적이 있는데 너무나 한국적인 이야기여서 읽어도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힘들었다”면서 “하지만 K-픽션을 읽었을 때 왜 등장인물이 그렇게 행동하는지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K-픽션은 인터넷 서점 아마존을 통해 보급된다.
/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