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순례<br>포항전복전문점
“삼계탕은 한국 최고의 음식이다”
일본의 유명한 작가 무라카미 류는 자신의 소설 `달콤한 악마가 내 안으로 들어왔다`에서 삼계탕을 우리나라 대표 전통음식으로 소개했다. `수프는 담백한데, 닭은 젓가락만 갖다 대도 살이 떨어질 정도로 부드럽게 삶아져 있고, 인삼의 강렬한 향기도 풍기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생명을 입 속에 넣는 듯한 느낌`을 선사하는 삼계탕, 다가오는 말복 때 원기충전하기에 제격이다.
CGV북포항 맞은편 동빈큰다리 사거리 가기 전 골목에 위치한 `포항전복전문점`은 간판 그대로 원래 전복요리가 주요 메뉴다. 서열로 따지면 전복삼계탕은 이 집에서 주인공이 아니다. 그저 삼계탕의 육수와 고기 맛을 더욱 도드라지게 해주는 조연에 불과하다. 하지만 요즘 세상에 주연 뺨치는 조연이 어디 한 둘인가. 전복삼계탕이 다른 어떤 요리보다도 최고 인기메뉴로 자리잡았다.
전복삼계탕은 펄펄 끓는 뚝배기에 `마치 거대한 바위산처럼` 솟은 닭과 여자 손바닥 크기만한 전복이 함께 어우러진 요리다. 인삼과 찹쌀 등 각종 재료를 넣어 푹 고아 우려낸 국물은 여느 삼계탕과 비슷하다. 여기에 살이 통통하게 오른 전복이 포항전복전문점만의 비법.
집게와 가위를 이용해 전복을 먹기 좋게 잘라 한 입 먹어보면 `입 안에서 살살 녹는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전복 하나 다 먹고 나면 살짝 아쉬운 느낌이 드는데, 이런 마음을 어찌 알고 전복이 하나 더 들어있다. 숟가락으로 뚝배기 안을 휘휘 젖다가 전복 하나 더 발견했을 때의 기쁨이란. 닭고기 한 점, 전복 한 점 번갈아 입에 넣고 식감을 비교해보는 재미에 혀가 호강한다.
구수한 전복삼계탕만큼이나 손님들의 눈길을 끄는 것은 포항전복전문점의 내부 인테리어. 심심해보이는 건물 외관과는 달리 고풍스런 분위기를 풍기며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꾸며진 내부는 이미 블로거들 사이에서 화제다.
좋아하는 소품들을 하나 둘 씩 모으다 보니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는 이화선(55·여) 사장은 “아늑한 분위기 속에서 영양만점의 전복삼계탕을 먹고 눈은 즐겁게, 몸과 마음까지 따뜻하게 해서 돌아갈 수 있는 것이 우리 가게만의 자랑거리”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문의 054-252-5563,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연중무휴 운영)
/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