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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아이를 위한 사랑의 길거리공연

정철화기자
등록일 2014-07-21 02:01 게재일 2014-07-21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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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음악동아리 `노래하는 좋은 사람들` 영일대해수욕장서<BR>신경섬유종증 11세 어린이 수술비 마련위해 감동의 노래 불러
▲ 포항지역 직장인들로 구성된 밴드 `노래하는 좋은 사람들`의 난치병 어린이돕기 거리공연이 지난 19일 영일대해수욕장에서 열리고 있다.

맑고 푸른 영일만 밤바다를 배경으로 격정의 연주무대가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머금고 흐르는 멋진 하모니는 더위에 지친 시민들의 마음을 위로했다. 무엇보다 이 열정적인 무대는 아픈 아이들의 치료를 위한 따뜻한 마음들이 모아져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포항지역 직장인들로 구성된 순수 음악동아리인 `노래하는 좋은 사람들`.

이들은 지난 19일 오후 8시 포항 영일대 해수욕장(바다시청 입구)에서 길거리 공연을 열었다. 이날 공연은 벌써 559회째다.

포항을 찾는 관광객들과 시민들을 위해 기존 가수들이 불렀던 불후의 명곡을 선곡해 들려줬고 관객의 수준에 맞는 즉석 신청곡도 받아 열창했다.

7080세대의 감동을 고스란히 전달하는 김정호의 작은새와 하얀나비, 이선희의 J에게·인연·아름다운강산, 변진섭의 너에게로 또다시, 이치현 다가기전에 등이 연주됐다.

특히 대구 출신으로 요절한 천재 가수 김광석의 두바퀴로 가는 자동차와 서른즈음에, 사랑했지만 등의 명곡이 메들리로 연주될 때는 많은 시민들이 가는 길을 멈추고 아름다운 멜로디에 빠져들기도 했다.

이용의 바람이려오, 임희숙 내하나의 사람은 가고, 윤시내 열애, 이문세 사랑이 지나가면·나는행복한 사람, 박상민 하나의사랑, 안치환 사랑하게 되면, 전영록 종이학, 소리새의 그대 그리고 나, 조덕배 꿈에, 이미자 동백아가씨, 이정옥 숨어우는 바람소리 등의 연주가 이어졌다.

주옥같은 명곡들은 관객과 하나가 됐다. 공연은 무려 3시간 여동안 이어졌고 30명 가수들이 50여곡을 열창했다. 많은 관객들은 숨을 죽인채 공연에 빠져들어 웃고, 눈물 지으며, 흥겨운 댄스곡이 흐를 때는 함께 춤을 추는 등 벅찬 감동과 기쁨의 순간을 보냈다.

불빛과 낭만이 깃든 포항의 잠 못드는 밤의 아름다운 공연무대는 열대야를 물러나게하고 감동과 재미 그리고 눈물과 추억을 선물했다.

이날 공연은 멋진 공연보다 사랑이 녹아있어 더 감동적이었다.

이들이 공연에 임하는 목적은 오직 하나. 사각지대에 있는 아픈 아이들의 치료비를 마련하는 것이다. 이번 559회 공연을 통해 모아진 성금은 신경섬유종증으로 얼굴에 커다란 혹을 지닌 채 병마와 싸우면서 수술일정을 앞두고 있는 11살 어린이의 수술비로 전달될 예정이다.

아픈 아이들의 치료를 위한 이들의 거리공연은 13년째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길거리 공연을 통해 52명의 아픈 아이들에게 1억700만원 이상의 치료비를 전달했다.

노래하는 좋은 사람들은 난치병으로 고생하는 많은 아픈 아이들에게 전달돼 정상인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완치를 돕는 우리 사회의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포항시 주민복지과 권성호 주무관은 “난치병은 계속 치료를 요하는 경우가 많아 이들의 가슴은 보호자들의 마음과 마찬가지로 늘 안타깝고 허전하다”며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에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격려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노래하는 좋은 사람들의 거리 공연은 내달 2일 오후 7시 구룡포 아라광장에서 계속된다.

/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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