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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 가는 길, 아름다운 산야를 보며

등록일 2014-06-25 02:01 게재일 2014-06-2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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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문 한동대 교수·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며칠 전 영주에 갈일이 있어 점심 후 차를 몰아 고속도로에 올라섰다. 대구-포항 고속도로를 타고 대구 인근에서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안동을 거쳐 영주에 오후 4시 이전에 도착할 계획을 세웠다.

포항에서 안동이나 영주 가는 길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해안선을 따라 이어진 7번 국도를 잠시 타다가 영덕쯤에서 좌로 돌아 지방도를 타는 것으로 주행거리는 짧지만 산길을 느리게 운전해 가야 한다. 또 하나는 고속도로를 바꿔 타며 가는 것인데 주행거리가 훨씬 더 많아지나 운전은 편해진다.

포항에서 안동까지 고속도로 내지 고속화도로가 직선으로 연결된다면 1시간30분 이내에 연결될 수 있다고 보는데 지금은 3시간이 걸리니 시간소모와 함께 운전으로 인한 부담감도 큰 편이다. 몇 달 있으면 안동 인근에 도청신도시가 문을 열게 되므로 당장은 힘들더라도 몇 년내에 연계 고속교통망이 건설되기를 바랄 뿐이다.

이번에 공적인 일로 영주에 가게 되었을 때 직접 연결되는 기차나 버스가 없었고 학기말의 바쁜 와중이라 좀 주저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좀 일찍 출발하여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며 가자고 작정하게 되니 마음이 편해지고 약간의 설레임이 생겼었음도 사실이다.

포항-대구 노선은 자주 다니는 곳이라서 이모저모를 잘 알고 있지만 대구-안동-영주 노선은 낯설다. 하지만 이 고속도로에서는 아름다운 시골풍경이 적나라하게 나타난다. 녹음 우거진 높고 낮은 산, 크고 작은 들판, 아름다운 마을들이 연속으로 나타난다.

지방도시인 포항에 살고 있어서 복잡한 대도시와는 다른 풍치 속에 살고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이곳의 풍경은 더욱 전원적이다. 포항과 경주만 해도 인구도 많고 경상도에서 가장 넓은 들을 지니고 있지만 이곳에는 녹음 짙은 산과 구릉이 대부분이고 작은 들판에 작은 마을들이다.

20~30년 전에 일본 갔을 때는 푸르른 산야와 잘 정리된 농촌마을들을 부러워했었다. 하지만 이제 우리 한국의 산야도 잘 정리되고 녹음이 짙다. 물론 기후가 다르므로 우리의 산에는 일본 중남부에서 볼 수 있는 대형 대나무나 야생 원숭이들은 없지만 고라니며 멧돼지가 크게 증식되고 있다. 물론 곰이며 호랑이까지도 살게 되어야 한반도의 생태계가 온전해진다고 보는데 그것은 남북통일이 되고 저 백두산과 그 너머 시베리아 까지 생태계가 연결되어야만 가능할 것이다.

아직은 아쉽지만 이 남한 땅에서라도 생태계가 나름대로 잘 가꾸어져야 할 것이다. 환경친화적으로 개발된 도시며 농촌이며 산업단지가 중요하고 백두대간을 필두로 한 크고 작은 야생의 생태 축들이 살아나야 할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경북 북부권은 많은 장점들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돌아오는 길에 안동휴게소에 들르니 원색의 등산복을 입은 나이 드신 분들이 우르르 전세버스에서 내린다. 당연히 우동집이며 커피집이 붐빈다. 한쪽에 한가한 장소가 있는데 안동의 전통공예품이며 전통차를 파는 곳이다. 그릇, 부채, 액세서리 등을 구경하다가 상황버섯차를 아이스로 주문했다. 좀 씁쓸하지만 내가 즐기는 맛이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금수강산으로 불렸는데, 여기 사는 우리들은 당연하다 여길 뿐 이를 큰 축복으로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여러 나라를 다녀보고 비교해볼 기회가 있다면 우리 산야의 아름다움과 비옥함을 알게 될 것이다. 여기에 지난 수십년간 크게 발전한 경제산업과 인프라 덕택으로 우리 국민들의 삶이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수준에 와 있으니 더욱 자랑스럽다.

아무쪼록 이렇게 아름다운 산야를 지닌 우리 경북이 환경친화적인 마을 가꾸기에 있어서나 야생 생태계 보전에 있어서 한국은 물론이고 세계의 모범적인 장소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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