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후면 포항에도 KTX가 연결되어 수도권과의 연계가 크게 변모될 것임을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고속철 연결에 대한 큰 기대와는 달리 역세권 개발은 크게 강조되고 있지 못하는 듯하다. 이에 큰 안타까움을 갖는 이유는 포항이 산업기반으로서나 지정학적으로나 국가적인 중요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포항KTX역과 역세권의 역할이 함께 차별화되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포항KTX역은 첫째, 영일만항 배후 교통결절점으로서 러시아, 중국, 일본 등 환동해권 물류 및 관광객들이 대구와 서울 등지로 떠나고, 또한 이를 거쳐 환동해권으로 나가는 국제적 접촉점이다. 둘째, 건설 중인 동해선의 실제적인 출발점으로서 삼척, 강릉을 거치고, 북한을 통과하여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연결될 것이다. 셋째, 시베리아 및 북극해의 중요성이 더욱 증대되고 있는 시기에 영일만항과 함께 북방전진기지로서의 역할이 강조되어야 할 장소이다.
이러한 중요성을 지닌 장소로서 이곳은 역의 기능만이 아니라 역 주변공간의 파생적 내지 협력적 기능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 특히 포항인들에게 KTX역세권은 새로운 비즈니스 및 문화활동을 일으킬 신성장동력이면서 포항의 새로운 상징적 장소가 되어야 한다.
현재 KTX역사 및 철도공사가 한창이며 그 규모 또한 대단하다. 하지만 문제는 체계적인 역세권계획의 부재이다. 현재 건설 중인 역사 및 관련 편의시설 정도로는 우리 시민들이 기대하는 KTX개통의 파급효과를 모두 다 얻어내기는 힘들 것이다.
이 KTX역은 포항 어느 지역에서든 10~20분 이내로 접근이 가능하므로 혁신적인 전략들만 마련된다면 역세권 중심지역에만도 1만~2만명의 고정인구와 특징적인 비즈니스 및 문화시설을 갖추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역을 중심으로 도보로 접근 가능한 위치 내에 호텔, 갤러리, 쇼핑, 주상복합건물들이 자리 잡아야 할 것이고 `파크 앤 라이드`를 위한 주차장도 크게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 KTX역에서 서울, 대전 등지에서 방문하는 연구자·전문가들이 도착하지 마자 회의하고 곧 바로 떠날 수도 있을 것이다. 이곳이 지역대학 연계 활동공간으로 쓰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학생들의 산업디자인, 건축, 연극, 필름 등의 작품발표장이자 예술공연장으로서, 명사초청의 강연장으로서, 혹은 예술가들의 즉흥 공연장으로도 쓰인다면 좋을 것이다.
또한 포항역이 종착점이자 시발점이므로 열차기지가 조성될 수 있고 포스코의 강판이 가까이에서 공급되므로 인근에 열차제조창이 조성될 수도 있다. 이는 역세권만이 아니라 포항의 산업발전에 큰 공헌요소가 될 것이다.
초기 투자자의 확보가 중요하므로 포항시로서는 영일만항 배후단지개발, 마리나시설을 포함한 해양관광단지 개발 등 설득력 있는 중장기개발전략과 매력적인 투자 인센티브, 포스텍과 한동대의 연구개발, 창업, 국내외 네트워크 등을 포함한 다양한 성장여건들과 함께 투자를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교통중심 압축도시 개발은 세계의 많은 도시들이 관심을 갖는 주제이다. 이곳이 생태적이고, 첨단의 스마트한 역세권으로 잘 개발되면 교통중심 압축도시 개발의 모범사례로 많은 탐방객들을 불러 모을 것이다.
물리적인 어려움이 있다하더라도 반경 800m 정도의 공간은 도보중심의 고밀도로 치밀하게 개발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외곽 2~3㎞ 내의 신개발지 내지 기존주거지는 소형버스로 연계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포항KTX역 개통은 사실상 포항의 대중적인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므로, 이로 인한 발전 파급효과는 정량적 경제분석 만으로는 측정이 힘들다. 우리는 포항KTX역세권의 지정학적인 그리고 상징적인 가능성과 파급효과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