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필자의 사무실 인근에서 며칠간 하수관 공사가 진행되어서 목련, 철쭉, 유채 등 활짝 핀 꽃들과 좀 어울리지 않는 모양새가 연출되었었다. 며칠이 지나 냄새가 다 가셨으리라고 생각했는데 지난 4일 외국에서 방문한 분들 몇몇이 무슨 냄새인지 궁금해 한다. 분명 평소에 맡아보지 못한 역한 냄새라고 생각 할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 도시들이 건물이며 도로가 잘 건설되어 있지만 심한 하수구 냄새는 아직 고쳐지지 않은 것들 중 하나이다. 대부분 우수와 오수관이 분리되어 있고 폐수처리 시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 완전하지 못한 탓도 있겠고 폐기물을 길거리나 우수구에 함부로 버리는 경향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봄이 되면 특별한 냄새 때문에 며칠을 불편해 하던 기억이 있다. 이는 필자만이 아니라 주변에 있는 모든 이들이 겪는 일인데 직장 인근 채소밭에 비료를 주어 역한 냄새가 꽤 떨어진 곳까지 일주일 넘게 영향을 미치곤 한다는 것이다.
이는 전통적인 거름이나 비료냄새가 아닌,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음식물쓰레기 비료이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몇 년간에 걸쳐 봄철마다 온 동네 사람들이 며칠씩을 고생하고 있으니 무언가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근에 사는 지인에게 물어보았더니 농사를 지어야하는데 어쩔 수 없는게 아니겠는가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물론 어느 정도 이해는 해야 하겠지만 이러한 심한 악취는 분명 제한의 대상이 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음식물쓰레기 퇴비화는 처리하기 쉽지 않은 쓰레기를 재활용하는, 분명 바람직한 방안임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신문지상을 통해 본다면 아직 그 기술이나 법적인 기준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수도권의 한 지자체의 예를 보면 시민들은 음식물쓰레기 비료로 인해 생활공해가 심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가 된 업체는 `음식물쓰레기 활용 비료공급을 지자체로부터 허가를 받았고, 음식물쓰레기를 적법한 절차에 따라 계분과 생석회 등을 혼합해 비료를 제조했기에 법률적인 하자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농민들이 필요하다고 해서 공급했다`는데 무엇이 문제냐는 것이다.
이 업체는 이 비료가 특수효소를 이용해 발효과정을 거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필자는 자세한 내막을 모른다. 업체 측이 제대로 된 제조과정을 따르지 않은 것인지 제조방법 자체가 제대로 개발되지 못한 것인지….
아직도 봄철이면 악취 심한 비료를 쓰는 경우가 흔히 발견된다. 15~20년전 김포국제공항 인근에서 풍기던, 그래서 근처를 지나던 내외국인들을 당황하게 하던 그 비료냄새가 우리 지방도시에서는 아직 해결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러한 역한 냄새는 분명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약한 영아, 유아나 노인, 환자들에겐 더욱 해로울 수 밖에 없다고 본다. 불쾌한 실내외환경이 한창 감수성이 발달하는 어린이와 중고생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본다.
우리는 쓰레기 소각장을 세우기 위해서도 많은 토론과 다툼을 벌이고 있는데 소음과 진동 문제도 있고, 경관 부조화 문제도 있고, 경제사회적인 영향을 논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역한 냄새도 주요 공해임에 틀림없고, 허가과정에서 이를 줄이기 위해 여러 조건들을 부여하고 있다.
요즈음 정부에서도 냄새에 관한 규정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에 관한 저감기술들이 좀 더 개발되어서 쓰레기소각이나 음식물쓰레기 재활용 등에 있어 주민들에게 큰 피해를 줌 없이 사업들이 계획대로 잘 추진되기를 바란다. 물론 시민 각 가정들도 음식물쓰레기를 포함한 생활쓰레기를 줄이도록, 또한 효율적으로 재활용 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