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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에 적합한 생각

등록일 2014-04-11 08:48 게재일 2014-04-1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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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원락 수필가·경주청하요양병원장

아름다운 꽃을 선물할 때 우리는 바구니에 담는다. 우리가 선물하려는 꽃만 좋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틀린 것이다. 꽃을 운반하기 위하여 필요한 바구니도 같은 값이면 좋은 것이어야 한다.

세상만사는 일정한 외형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여러 가지 내용물로 가득 채워진다. 꽃이 내용물이라면 바구니는 외형이다. 인간의 정신세계에서 인격은 오랜 경험으로 형성된 마음과 정신, 그리고 체질과 영혼 등 내용물이 섞이고 혼융되어 밖으로 드러나는 총합적 외형이다. 우리 인생에서 외형과 내용물은 모두 중요하다. 성격이란 마음의 표현 방향이다.

외형인 인격은 정보를 채집하고 경험하며 그것을 이용하여 판단을 내리는 능력과 수신(修身) 정도에 따라 여러 형태의 골격이 만들어 진다. 즉 같은 부류의 인격이라도 커 나온 사회 환경이나 자기 인격의 성숙도에 따라 사람마다 다른 형태의 인격이 만들어 질 수 있다.

또 내용물은 내향성과 외향성, 진지성과 피상성, 또는 소극성과 적극성 등으로, 그가 나아갈 미래를 개척하는 방향의 깊이와 넓이를 결정짓는다. 좋은 내용물로 만들어진 훌륭한 인격은 존경을 받는다. 그러나 마음속에 사랑 등의 기본적인 내용이 부실하거나 감정 전달력 등 정신적인 능력이 부족하면 사람들은 낮은 수준의 인격자로 본다. 그래서 변변치 못한 인품으로 여겨 버린다.

이런 사람은 정서가 짧고 영혼이 바로서지 않아서 삶에서 쉽게 지쳐 버린다. 인간 사이에는 진정성이 부족하고, 정신은 통제가 부족한 것 같아 보인다. 갖고 싶은 것을 가져보기도 하고, 하고 싶은 것을 모두 해 보아도 마음의 빈 칸을 메울 수 없다. 왜냐하면 그는 모든 것을 포용하는 사랑이나 관심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마치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는 성경의 구절을 떠 올리게 한다.

인격은 비슷할지라도 살아가면서 순간순간 표현되는 것이나 어떤 일에 적응하는 방법 등에서 때로는 개인적으로 행동에 큰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 느낌을 강조하는 방법이나 좋아하는 부분이 다르다든지 소화할 수 있는 탄력성이나 마음이 평온해 지는 회복성 정도의 차이 등에 따라 성격은 다양할 수 있다.

점점 연륜이 깊어지면 그의 인격은 점차 외형으로 굳어지면서 다른 사람 앞에서 판단의 흔들림이 줄어든다. 그는 이제까지의 경험에서 자신감을 가지고 당당해 져서 자기의 생각을 편안하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된다. 연령이 늘어날수록 변화는 줄어들어, 생각의 파동이 안정화 되어 간다.

지금은 지구가 한 마을이 되고 있다. 그래서 전 세계인의 사조(思潮)가 시대적 조류로 되어 흘러가고 있다. 사람은 시대의 흐름이나 시각의 차이에 따라 그에 맞도록 내용이나 형식을 바꿔야 할 때가 있다. 이 조류 때문에 같은 사실을 두고도 이전과는 다른 평가가 가능하다. 지금은 급변하는 세상이 되어 버렸기 때문에, 이것이 인격의 세대차이로 나타나 사회 갈등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인간 마음의 제일 근본은 사랑이다. 외형인 인격도 사랑을 기초로 하여 형성되고, 세대차이의 극복도 이것에서부터 우러나오는 것이어야 지속성을 가지고 이겨나갈 수 있다. 이런 인격 형성에는 사랑을 강조하는 가정교육과 정신을 강화하는 학교 교육이 지대한 영향을 준다.

우리는 아름다운 꽃이 가득 들어있는 좋은 바구니를 선물로 받고 싶어 한다. 마찬가지로 모두는 좋은 인격을 가지고 상황에 적합한 생각을 하는 마음의 소유자가 되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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