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 살면서 영일만항에 대한 관심이 없을 수 없다. 더구나 영일만항 언저리에 직장과 거처를 지니고 있는 필자로서는 그 관심이 좀 더 특별할 수 밖에 없다. 수업시간에 관련 사안들을 언급하기도 하고 외국인 학생들을 대동하고 견학을 가기도 한다. 이 영일만항이 이 지역 모든 이들의 자랑이면서 이 지역을 먹여 살릴 성장동력임을 크게 기대하고 있다.
영일만항은 우리나라 대여섯 번째의 컨테이너 부두를 지닌 길이 1km, 폭 600m, 3만t급 4척이 동시 수용 가능한 국제항만이다. 2013년 영일만항의 물동량이 14만3천866 TEU이며, 2014년에는 19만5천 TEU를 목표로 삼고 있고 장차 50만 TEU 정도를 연간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은 대구 경북지역의 물동량 확보라고 한다. 포항지역의 물동량은 항만배후단지가 개발되는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되어야 할 것이지만 대구와 구미지역의 물동량은 이미 크게 존재하고 있는데 영일만항이 아직 확보하지 못하고 있음이 문제이다.
대구와 구미지역의 기업들이 영일만항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는 `항로가 없어서`, `서비스 빈도가 낮아서` 등이라고 한다. 신생 영일만항으로서는 항로와 항차가 부족한 것은 사실인데 화물이 늘어나야 이도 확보될 수 있으니 어려움이 여기에 있다. 현재 영일만항은 상해 및 천진으로 정기선과 비정기선이 주 2회 이상 연결되고 동남아항만들도 1회 이상 연결되고 있다.
기업으로서는 물류비용이 중요할 수 밖에 없는데 영일만항을 억지로 이용하라고 애향심에만 호소하기는 힘들 것이다. 하지만 부산항 등에 비해 영일만항이 물류비용, 운송기간 등에 유리한 점이 없지 않으므로, 이 지역의 기업이라면 영일만항을 이용하려는 기업 자체의 노력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영일만항은 대구 경북의 관문항구가 되어야 하고 대외진출 거점이 되어야 한다. 대구 경북 수출입물량의 원활한 수송을 영일만항을 통해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이를 통해 시민들의 국내외 나들이도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 경북도와 포항시 등 지자체들, 기업들, 시민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물론 포트세일즈가 적극 확대되어야 하고, 부산항과는 연안피더선을 통한 협력항으로서의 위치도 확보되어야 할 것이다. 영일만항과의 인입교통망만이 아니라 대구, 구미, 안동 등과 편리하게 연결되어야 한다. 항만운영을 위한 소프트웨어적인 것들도 중요하지만 하드웨어적인 시설들은 신속히 준비되어야 한다.
현재 대구 경북의 주요 농수산물 수출입물량이 부산, 광양, 그리고 강원도 항만들을 통해서 처리되고 있는데, 이들의 수출입을 영일만항을 통해서 처리하도록 해야 한다. 어서 빨리 냉동·냉장창고, 활어수조 등이 신축되어야 할 것이다.
영일만항의 물량확보에 문제가 생긴 것은 세계불황의 여파로 배후단지 개발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은 이유도 있다. 이 항만배후단지에 물류기업, 소재산업, 고부가가치 농산물재배 및 가공업 등이 어서 빨리 자리 잡아야 한다.
이미 많은 이들이 환동해권 활성화의 중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경북도와 포항시로서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러시아 및 중국의 북방항구들과의 연계, 그 배후지역의 개발 내지 협력사업에 좀 더 적극성을 가지고 참여하지 않으면 않된다.
물론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TSR과의 연계, 두만강유역개발 참여, 시베리아 자원개발 참여, 북극항로의 개발 등 모두가 중요하다. 앞으로는 북한 나진항을 통한 중국 동북3성과의 연계만이 아니라 남북연계사업에 있어서도 나진선봉지역과의 연계가 중요하게 될 것이다. 아무쪼록 국가차원에서 좀 더 북방대륙 및 북방항로에 힘을 기울이고 영일만항의 북방전진기지로서의 역할에 좀 더 힘을 실어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