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삼우제 지내고 산에서 막 내려온
여인처럼
헝클어진 머릿결 사이
창백한 얼굴
덩그러니, 몹시도 춥고 맑은 날
서럽도록 환한
겨울 달
겨울달의 차갑고 서늘한 느낌을 남편을 보내고 삼우제를 지내고 산에서 막 내려온 아낙네의 창백한 얼굴에 비유하는 시인의 말에 동의하고 싶다. 덩그러니 서럽도록 환한 겨울달빛에 젖노라면 살아온 날들이 시렵고 힘들었고 차가운 생의 굴곡과 냉엄함을 떠올린다. 그래서 더 서럽게 느껴지는 차가운 겨울달인지 모른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