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정 권
몇 년 전 제가 묵었는데요
예약하고 싶은데요
지금은 겨울입니다
우리 민박집은 이제부터 겨울파도소리만 받습니다
사람은 받지 않는
그 섬에 가고 싶다
몇 해 전 묵었던 강화도 바닷가 민박집에 다시 가보고 싶어서 전화한 시인에게 건네준 주인의 말은 곧 시인의 말이리라. 겨울파도소리만 받고 사람은 받지 않는다는 바닷가 그 집에 와 닿는 겨울 바람과 차가운 파도가 평화경을 이루고 있다. 고즈넉한 그 바닷가 민박집에 들어 밤새 밀려오고 쓸려나가는 겨울파도소리에 귀를 적시고 싶은 날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