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성 의
그대는
빨갛고 노란
저녁노을의 맛을 모르지
처연히 홀로 서서
지나간 시간을 당겨보는 것
파도소리를 밟으며
원시림 깊숙이
내 작은 마을에 등불을 켜는
그 속엔 언제나
가볍지 않은 내 생이 돌아와 있으니
아늑하고도 떫은 그대의 미소도
함께 수풀져 있으니
저녁노을 붉게 물들면 그 속에 처연히 홀로 서서 지나간 시간들의 페이지를 들추며 회상에 젖는 시인의 마음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들 가슴 속 작은 마을에 등불이 켜지고 휘적휘적 수풀을 휘저으며 살아온 지난 시간 속의 사람들이 떠오르고 흐릿하게 혹은 선명하게 다가오기도 하는 것이리라. 그래서 우리의 마음을 붉게 물들이는 것이리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