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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운하와 문화효소

등록일 2014-01-08 00:15 게재일 2014-01-0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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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문 한동대 교수

학생들과 단지설계 과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필자가 강의하는 과목은 아니지만 평소 관심 있는 분야라서 학생들이 상의차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주제는 이번에 개통된 `포항운하`인근의 도심개발에 관한 것이다.

포항도심에는 잘 알려진 동빈내항과 전통어시장인 죽도시장이 있지만 낙후된 상가와 주거지역이 밀집된 곳이기도 하다. 이 도심의 낙후에 오염된 동빈내항이 한몫했음도 사실이겠지만 교통 및 정보통신의 발달과 교외지역의 발전이 도심의 낙후를 더욱 가속화 시켰을 것이다. 이처럼 낙후된 도심공간을 재개발하고 재생하는 것이 대부분 도시들의 숙제가 되어 있다.

학생들의 대부분은 포항운하 주변을 보행자 위주의 녹화공간으로 그 주변 낙후지역을 상업지역 이외에는 2,3층 정도의 주거단지로 개발할 계획들을 세우고 있었다. 속으로는 이거 되겠나하는 걱정도 크지만 어린 학생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기대하면서 잘 발전시켜 보라고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포항시는 이 동빈내항 주변을 다양한 문화공간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고 이어진 포항운하 주변도 호텔, 상가 등과 함께 다양한 테마 및 휴식공간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그 주변의 낙후된 주거지역은 재정비촉진계획 수립 등을 통해 재개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도심재개발 및 재생의 필요 및 방법에 대해 지금까지 많은 이론과 사례들이 있어왔다. 하지만 이를 제대로 적용하지 못함은 각 현장들이 제각기 다른 경제, 사회, 역사적인 여건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하지만 그 이론과 사례들이 무시되어서는 안되고 적용을 위해 노력하여야 함이 우리의 큰 과제이기도 하다.

포항운하의 건설을 위해 1천600억원의 자금이 투여되었는데 그중에는 포항시가 시드머니(Seed Money)로 직접 투여한 금액은 154억원이라고 한다. 그 이외에는 국비 322억원, 도비 24억원, 포스코 기부금 300억원, 그리고 LH공사의 800억원 투자가 공사비를 이루었다.

이 투여된 금액이 지역경제활성화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크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이로 말미암아 찾아오는 관광객과 업그레이드 될 도심지역의 지가이고 그로 말미암은 각종사업의 사업성 향상이다. 이 사업성에 대해서 누구도 정량적인 장담은 힘들 것이지만 포항운하가 정식으로 개통되고 크루즈가 왕래하며 관광객을 맞게 된다면 분명 높아질 확률이 큰 것이다.

얼마전 포항시 간부공무원들의 특강강사로 초빙된 분은 `컬처엔지니어링(Cultural Engineering)의 전도사`로 국내에 잘 알려진 분이다. 필자도 귀한 기회라서 참석을 했었는데 그분 강의의 골자는 `너무 정량적인 것, 시설적인 것에만 신경쓰지 말고, 정성적인 것, 그 프로그램에 신경을 쓰자`는 것이다.

그 방법으로서 그분은 `문화효소`의 중요성을 이야기 했는데 이는 창조적인 문화를 이룰 수 있는 사람들을 말하는 것이다. 포항시로서는 이러한 효소가 잘 싹 틀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이러한 바탕은 경제, 상업, 문화전반에 모두 필요한 것이지만, 도심재생의 경우에도 뉴욕의 `소호`, 상하이의 `텐쯔팡`, 파리의 `라빌레트 라 그랑드 알`, 서울의 `문래동` 등 눈에 띄는 사례들이 많이 발견된다.

또한 지역을 발전시키는 방법은 이미 언급한대로 랜드마크적인 것 빌바오적인 것들을 가져오는 것이다. 이미 포항도심은 포항운하를 완공하고 있다. 필요하다면 이와 결합될 제2, 제3의 랜드마크도 구상되면 좋을 것이다.

지방도시라고 하지만 포항과 같이 새로운 것들이 언제나 토론 및 시도되는 다이나믹한 도시는 없는 것 같다. 도심재개발 내지 재생의 성공을 위해서는 역사성, 장소성도 중요하고, 랜드마크적인 시설도 중요하다. 그러나 또 하나 잊어서 않될 것은 창조적인 아이디어들이 싹틀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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