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서 각
잘 지내니?
잘 있어요. 잘 계시지요?
응. 나도 잘 있어
….
잘 지내지 못한다는 걸 서로 알고 있다
말의 통로인 전선이 비에 젖고 있었다
전화로 안부를 물어오거나 물을 때가 있다. 이 시처럼 잘 지내지도 못하고 뭔가 일이 꼬이고 어려움에 봉착해 있음에도 있는 대로 말하지 못하는 심정을 가져보았을 것이다. 어쩌면 안녕하지 못하고 힘든 일에 빠져있거나 어려움에 들어있는 것을 알면서도 확인하려들지도 않고 그냥 괜찮으냐고, 괜찮다고 묻고 답하는 경우가 많다. 말의 통로인 전선이 비에 젖듯이 안부를 묻고 답하는 서로의 마음도 젖어들 것이 분명하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