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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화

등록일 2013-12-27 02:01 게재일 2013-12-2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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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용 운
당신은 해당화 피기 전에 오신다고 하얐습니??봄은 벌써 늦었습니다

봄이 오기 전에는 어서 오기를 바랐더니 봄이 오고 보니 너머 일즉 왔나 두려합니다

철모르는 아해들은 뒷동산에 해당화가 피었다고 다투어 말하기로 듣고도 못 들은 체 하얐더??

야속한 봄바람은 나는 꽃을 불어서 경대 위에 놓입니다그려

시름없이 꽃을 주워서 입설에 대히고 `너는 언제 피었니` 하고 물었습니다

꽃은 말도 없이 나의 눈물에 비쳐서 둘도 되고 셋도 됩니다

시인은 무언가 간절히 기다리는 자신의 마음을 좀 더 애절하게 전달하기 위해 `님을 기다리는 여인`의 가면을 썼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예쁘게 꾸미고 기다리던 경대 위에 야속하게도 꽃잎만 떨어지고 있어 애닯은 시인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 만해 한용운의 우주와 자연, 사람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깊은가를 느낄 수 있게 하는 작품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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