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홍 준
신발을 던져 개를 쫓으려 한 적이 있다 신발을 던져 닭을 쫓으려 한 적 있다 신발을 던져 자식을 쫓으려 한 사람을 알고 있다 골목 밖으로, 있는 힘껏 신발을 집어던지던 사람을 알고 있다 자식을 향해 던지려던 외짝 신발을 거머쥐고 되돌아서던 그 사람을 알고 있다 한없이 안으로 오므려지던
신발도 없이, 대책도 없이
맨발로 쫓겨나던 그 자식의 맨발바닥을 알고 있다
이 시를 읽으면 왠지 가슴이 먹먹해지고 시려옴을 느낀다. 왜일까? 시인이 말한 신발을 던지는 일들을 많이도 보았고 우리도 그랬던 기억이 남아있기 때문이리라. 신발 던져 개나 닭을 쫓는 일이 뭐 그리 대단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사람을 향해 그것도 자식을 향해 신발을 던져 쫒아내는 어버이의 그 심정은 어떠하겠는가. 피눈물을 머금고 던지려다 끝내 던지지 못하고 돌아서는 이 땅의 어버이들을 우리는 많이 보았고 지금도 그런 가슴 아픈 서사가 우리 삶의 주변에는 있다. 읽어도 읽어도 가슴 한 쪽이 미어짐을 느끼는 시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