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시티는 인구가 740만으로 베트남에서 가장 큰 도시이며, 1975년 이전 이름은 사이공이다. 100여년 프랑스의 통치하에 있었던 관계로 시가지와 건물들에 프랑스 스타일이 많이 남아 있는 이 도시는 지금도 `동양의 파리`로 불리고 있다.
이른 아침에 거리에 나갔더니 대규모의 오토바이 행렬이 놀라울 지경이다. 대기오염도 꽤 심한 것 같다. 물론 중국이나 몽골 대도시의 극심한 오염과는 다르다고 할 수 있지만 인구도 많고 대중교통이 활성화되지 못한 상황에서 대기오염을 피할 수는 없으리라. 모두들 헬멧을 쓰고 눈 이외에는 얼굴도 가리고 집단으로 질주하는 듯 보인다.
건물들은 낡은 경우도 많지만 아름다운 것들이 많다. 가로수도 우리 한국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의 거목들이다. 좁은 골목들에도 아름다운 3~4층 주거들이 들어차 있고 각층마다 대형 화초들을 키우고 있다.
아파트라기보다는 다세대주택이라고 보아야 할 것 같은데 큰 대문에 열대화초나 넝쿨로 뒤덮인 마당을 찌닌 경우도 흔하다. 아무리 봐도 국민소득 2천달러도 안되는 나라의 도시 같아 보이지 않는다.
베트남은 2차대전 이후 분단되었다가 오랜 전쟁 끝에 1975년 북베트남에 의해 통일이 되었다. 공산화된 베트남은 한동안 사회주의국가 건설을 위해 매진하다가 1990년대 초반부터 국가를 개방했고 자본주의적인 요소들을 많이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 사회주의 정부가 요소요소를 지배하고 있어 완벽한 시장경제체제라고 부르기는 힘들다.
경제활동차원에서는 비교적 개방적이고 해외투자를 적극 유치하고 있다. 그러나 토지는 국가의 소유이고, 요소요소에 높은 세금이 부과되고 있고 종교단체의 선교활동도 엄격히 금지되고 있다.
하지만 베트남에서는 생기가 느껴진다. 한국인에 대한 친절함도 느껴진다. 일본이나 몽골에서 느껴보지 못한 다이나믹함이요 다정함이다. 외국기업의 유치에 적극적이고 이웃의 좀 더 발전된 자유주의국가인 타일랜드 등과 비교해도 좀 더 적극적으로 삼성, 엘지 등 외국기업, 특히 첨단산업을 유치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 한국 젊은이들이 이룩한 NIBC 그룹을 방문했다. 이들은 건설기획 및 재정, 시공, 프로젝트매니지먼트, 호텔 등의 사업을 거느리고 있는 신생기업으로서 한동대 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졸업생들인 20대 후반부터 30대 중반의 젊은이들이 주축을 이뤄 경영해가는 회사이다.
이들은 기존의 건설사들과는 다르게`저소득층을 위한 주택사업`에 힘을 쏟는 기업들로서 정직한 경영과 가난한 이들을 위해 일한다는 정신 하에 ㎡당 분양비용을 350~400달러로 하되 품질은 우수하게 50㎡ 이하의 주택건설에 힘을 쏟고 있다. 다른 베트남 건설사들은 600달러 이상, 한국의 대형건설사들은 1천500달러 이상의 것들을 건설하는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이러한 건설단가는 한국이나 같은 개발도상국가인 몽골과 비교해도 엄청나게 낮은 가격이다.
이러한 회사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차차 연구해보아야 할 과제이다.
구태여 지금 꼽아본다면 첫째, 베트남에는 호치민시티 같은 인구 밀집된 대도시가 존재하고 둘째, 정부에서 공공주택을 직접 짓지는 못해도 빌딩허가과정과 토지획득과정에서 직간접적인 지원을 해오고 있고 셋째, 이들 한국의 젊은이들의 `정직함`, `협상력`, 그리고 `치밀한 기획과 경영`이 빛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정직함과 외국어실력, 그리고 해외지향적인 도전력은 이들이 대학시절부터 끝없이 강조되고 연마되어 온 것이리라.